최근 관심가지는 지리 서적들

2012.01.12 15:09

햇빛눈물 조회 수:51989

최근에 지리 관련 서적들이 꽤 출판되었다. 정리를 한번 해야되는데 나의 천성, 게으름 때문에 하지 못했는데, 생각난 김에 머리 속에 떠오르는 책들 몇 권 정리를 해본다. 

 

  

 

우선, 경기도 고양시 백신고등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고 계시는 유상철 선생님의 <카툰 지리>이다. 만화를 중심으로 한 지리 서적은 몇 권 존재한다. 예전 전국지리교사모임에서 만든 <한국지리 만화 교과서>, <세계지리 만화 교과서>, <경제지리 만화 교과서>가 있으며, 얼마 전 박정애 선생님이 만드신 <한 권으로 끝내는 만화 세계 지리>, 엄정훈 선생님이 만드신 <질문을 꿀꺽 삼킨 사회 교과서 : 세계지리>가 대표적이다. 물론 지리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낸 책까지 포함하면 책의 종류는 더욱 많다. 그리고 학생들 수능 교재로는 조성호 선생님이 만드신 <완전변태 그림교과서 한국지리>가 있다. 만화라는 소재상 학생들이 접근하기에는 좋을 수 있으나 그림의 수준이 조금만 떨어지면 책의 수준까지 떨어져 보일 말큼 일러스트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만화'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이 접근하기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책의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책들을 자세하게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침체된 지리교육의 상황에서 이런 서적들이 많이 출판된다는 점은 우선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카툰 지리>는 일러스트나 책의 내용이 상당히 좋은 듯 하다. 그리고 본문 내용들도 읽기에 어렵지 않고 설명이 쉽게 되어 있어 학생들이 이해하기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때 머리말을 맨 처음 읽고 그 책의 느낌을 받은 다음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면 저자의 지리에 대한 사랑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다. 일부분을 옮겨 본다.

2009 개정교육과정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단원별 주제를 기본으로 삼고 시중에 나와 있는 지리학 서적, 잡지, 신문, 영화, 소설, 음악, 고전 등에서 소재를 뽑아 재조직하였. ....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요리하기 전에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몸에는 어떤 것이 좋은지 생각하고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책과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를 찾습니다. .... '어떻게 하면 교실에서 더 많은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의 답은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마음'이라.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책의 첫번째 꼭지 제목이 "지리학은 재미있다."이다. 저자의 지리에 대한 '애정'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그리고 이 책을 출판한 '황금비율'의 경우 출판사의 대표가 지리 전공자인 것으로 들었는데, 상당히 좋은 지리 교양서적을 많이 출판하고 있다. 책들이 많이 팔려서 출판사가 더욱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DMZ와 관련된 책이 비슷한 시기에 두 권 출간되었다. 한 권은 김창환 강원대 지리교육과 교수의 <DMZ 지리이야기>이고, 한 권은 생태지평연구소에서 펴낸 <DMZ 원정대>이다. <DMZ 원정대>의 경우 "비무장지대의 서쪽 백령도로부터 동쪽 강원도 인제군까지, 자연과 문화를 답사한 기록"을 담았으며, "10여살 아이들과 이들을 인솔하는 어린이 신문 기자로 구성된 ‘원정대’가 아이들의 시점으로 비무장지대를 직접 돌아보며 관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여느 책들과는 달리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또한 <DMZ 지리이야기>의 저자인 김창환 교수님은 ‘DMZ HELP 센터’ 연구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강원도민일보에서 나온 소개 기사를 일부 옮겨 놓는다.

세계 유일의 냉전 유산에서 삶의 공간,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려는 ‘희망의 땅 DMZ’. ....

‘DMZ HELP 센터’와 ‘GIS 연구 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김창환 강원대 사범대학 지리교육과 교수가 ‘DMZ 지리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그는 책에서 지난 10여년간 DMZ와 접경지역에 대한 현지답사와 학술조사를 통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DMZ에 대한 환상과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애썼다. .... 6·25전쟁으로 탄생한 특별한 공간인 DMZ. 제1장에서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DMZ’를 통해 DMZ의 탄생 비화를 생생하게 실었다. ‘삶의 터전이었던 DMZ’를 제목으로 한 제2장은 6·25 전쟁이 발생하기 전 형성된 마을 이야기를 다루고 DMZ와 접하고 있는 7곳의 접경지역의 등록문화재들을 재조명한다. 제3장 ‘남방한계선을 따라가는 지리여행’은 경기 파주와 연천군을 비롯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도내 접경지역들에 깃든 전쟁의 흔적과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지리여행을 떠난다. 제4장 ‘세계 유일의 DMZ, 어떻게 활용할까?’에서 저자는 DMZ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 다음 책은 아주 묵직한 두 권의 책이다. 부산대학교 지리교육과 손일 교수님의 <앵글 속 지리학>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한국의 곳곳의 모습을 담은 일종의 '사진첩'이다. 이런 류의 책으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권혁재 교수님의 <남기고 싶은 지리 사진들>과 2004년 나온 <남기고 싶은 지리이야기>의 개정판으로 2011년 나온 <우리 자연 우리의 삶; 남기고 싶은 지리 이야기>가 있다. <남기고 싶은 지리 사진들>은 아마도 권혁재 교수님이 고려대학교에서 퇴임하실때 즈음에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 속의 1970년대 사진들을 보며 많은 생각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저 사진속 학생들은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좀 쓸데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사진의 매력이라는게 그런게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나같은 경우 지금 현재의 모습을 찍은 사진보다는 과거의 모습을 담은 오래전 사진들이 나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람이건 풍경이건.

 

얼마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학으로서의 지리학의 과제'란 주제로 대한지리학회 지리학대회가 있었는데 그때 시간이 있어 오랜만에 학회 나들이(?)를 갔다, 그 때 <앵글 속 지리학>을 살펴 보았는데, 상당히 알찬 책이었다. 그리고 머리말에도 나오지만 손일 교수님이 사진과 사진기에 대해 준전문가적인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진의 '질'이 상당 수준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책의 판형이 좌우로 긴 형태라서 보관과 읽기에 좀 불편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것은 사진이 많은 책의 특성 때문인 것 같긴 하지만, 여하튼 개인이 읽고 소지하기에는 불편하다.

 

  

 

 

 

다음으로는 라루스 세계지식 사전 시리즈로 나온 <세계의 인구>이다. 이 책 뿐만 아니라 <석유의 종말>, <지속 가능한 발전>, <세계의 기후 지도>등 이 시리즈에는 지리학에서 참고하기에 좋은 책들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비슷한 시리즈가 한겨레지식문고인데, 책의 내용이나 주제의식, 판형, 분량 등 거의 모든 점이 라루스 시리즈와 유사하다. 참고할 만한 책으로는 , <중동 전쟁이 내 출근길에 미치는 영향은>, <기후변화의 정치경제학> 등이 있다.

 

다음 책은 <땅의 마음>이다. 교보문고를 어슬렁 거리다. 매대 위에 있는 이 책을 본 순간, '최창조 교수님 책이군...'이라 생각 했는데, 책을 들추어 보니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저자를 보니 윤흥기. 우선 처음 보는 이름이다. 약력을 살펴보니 희한하게도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교 환경학부 문화 지리학 교수라고 한다. 한국의 전통 풍수 사상을 영미권에 체계적으로 소개한 <한국의 풍수 문화> The Culture of Fengshui in Korea의 저자라고 한다. 또한 전공 분야 중 하나가 뉴질랜드 마오리 족의 생태 지리 사상이라고 한다. 풍수와 관련된 지리 서적은 그래도 몇 권 있으니, 나중에 우리 글로 된 마오리족의 생태 지리 사상과 관련된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고려대 지리교육과 남영우 교수님이 쓰신 <도시의 역사>이다. 남영우 교수님 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최재헌 교수님과 같이 쓰신 <도시와 국토> 제3판과 제4판이다. 임용고사 준비할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도시의 역사>에 대한 나의 기대는 좀 딱딱하지 않은 도시에 관한 역사지리 서적이었는데, 교보문고에서 살짝 읽어본 느낌은 아쉽게도 좀 '딱딱'하다는 것이다. 다분히 내 생각이지만. 그 다음 책은 제목부터 좀 고리타분(?)한 <촌락지리학>이다. 촌락지리학하면 학부 시절에 워낙 재미없게(?) 수업을 들었던 터라 좋지 않은 기억뿐이다. 그때 사용했던 책이 경북대학교 지리교육과 홍경희 교수님의 <촌락지리학>이다. 표지부터 모조리 '한자'다. 지형학은 좋아라 하고 재미가 있어 한자가 많은 3판 지형학 책을 옥편을 찾아보며 읽었는데, 이 책은 도저히 읽지를 못했다.(지금도 서재 한켠에 덩그리너 꾲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읽기 쉬운 촌락지리학(이 책은 교양서적은 아닌듯 하다.)을 쓰신 경상대학교 지리교육과 이전 교수님에게 너무나도 고마울 따른이다. 그런데 역시 아쉬운 점은 이 책 역시 너무 '딱딱'하다는 점이다. 젊은 학생들이 촌락지리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기에는 너무 고리타분한 내용인 듯 하다.('촌락지리학'이라는 분과학문의 특성때문일수도) 좀 더 내용이 보완되어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마지막 책들은 좀 무거운 내용의 책이다. 허우긍 교수 외 2명이 번역한 <경관으로 이해하는 미국>은 미국에 관한 본격적인 지리 안내 서적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기후, 역사, 공업 ....으로 시작하는 기존의 정형화되어 형식의 책은 아니다. 제목처럼 시대별 대표적인 '경관'을 중심으로 미국 사회를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책 소개글 일부를 옮겨 본다.

 

미국 경관을 노래하는 웅대한 교향곡
<경관으로 이해하는 미국>은 미국 중심의 지리서이다. .... 대부분의 주제가 현장 검증이 이루어진 결과로 정리되어 객관적이며 구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 논문처럼 어렵거나, 교과서처럼 따분한 내용은 없다. .... 우리나라에 소개된 미국에 관한 서적은 주로 역사, 정치, 외교, 경제 분야에 치우쳐 있었으며 대통령, 장군, 기업가와 같은 이른바 엘리트들의 이야기가 태반이었다. 그에 비해서 경관이라는 실질적인 방법은 미국의 거대 조직 이외에 ‘보통 사람’과 그들이 이룬 커뮤니티와 제도의 관점을 곁들여 독자의 시야를 넓혀 준다. 무심코 지나갈 법한 돌 표지판과 작은 가옥에서부터 거대한 인공 구조물, 유럽에서 건너 온 전통부터 최근에 등장한 새로운 질서, 보이지 않는 권력이 미친 영향을 담고 있는 경관을 담고 ....

 

마지막 책은 검색을 하다 알게 된 책이다. City College of San Francisco의 지리과 교수인 Darrel Hess가 쓴 <자연지리학>이다.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윤순옥 교수 외 12명이 번역한 책이다.(2011년 3월에 출판된 책이다.) 원본이 되는 책을 번역한 <개념과 지역 중심으로 풀어 쓴 세계지리>가 대표적이다.(이 책은 기근도 교수님과 지평 선생님들이 번역했다.)

 

책 욕심은 많아서 이렇게 정리는 해 놓고 눈여겨 보고는 있는데 이 중에 과연 몇권이나 구입을 하고 읽을지는 나도 모르겠다.(물론 이미 있는 책도 있지만...) 와이프가 장기간 출장이라 졸지에 '전업주부' 생활을 하고 있다. 밥하고 빨래하고 설겆이 하고 규진이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집에 데려오고, 밥먹이고 목욕시키고 재우고 ㅠ.ㅠ 새삼 여자의 '슬픔'을 느껴보는 방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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