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인도네팔여행기3

2009.07.30 12:00

관리 조회 수:6940

이름김현정(조회수:1567)
첨부파일여행기3.jpg    
(2003-09-08 00:00:01)

여행기3.jpg

3일(2003년 8월 5일 - 화요일) - 잔시역 오차성 카주라호

5시 30분 기상. 6시 30분 식사. 7시 10분 버스로 아그라 역을 향해 출발.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

역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는데 엄청나게 덥다. 상인에게서 엽서를 산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8시 5분. 잔시까지 가는 기차에 오르는 순간 여기도 천국이라 느낀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가지가지다. 들판 협곡 농토 바위. 넓은 땅에 집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목적지보다 가는 도중에 얻고 느끼는 것이 더 많다. 목적지만을 바라보고 가는 도중을 무시하면 놓치는 것도 많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후회할 것도 많다는 생각을 한다.

잔시 역에 도착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을 하는지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어떤 이를 따라간다.
인간의 눈빛이 얼마나 강한 호소력을 갖는지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버스에 앉아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버스 밑에서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7-8살 정도의 아이들의 눈빛이 너무 애처로워 바로 쳐다볼 수가 없을 정도다. 일행 중 한사람이 무엇인가를 주자 여러 명이 와서 계속 애원한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 눈빛을 통해 모든 것을 감지한다.

오차성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돌계단을 오른다. 전부 돌로 되어 있다. 창살까지도 돌을 새겨서 만들었는데 그들의 조각 기술에 놀란다. 곳곳에 이끼가 쌓여 있는데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 더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오차성 주위에 작은 성들이 보인다.
만져보고 사진도 찍은 후 다시 돌계단을 내려온다. 버스까지 가는 길이 멀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나게 덥다. 살갗에 닿는 햇빛이 강해 따가워서 이 곳에 올 때 양산도 모자와 함께 필수라고 생각한다. 곳곳에 한글로 메뉴가 씌어져 있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상인들도 있다. 한국인이 많이 오는가 보다.

12시 20분.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들어선다. 이 곳도 뷔페 식이다. 카레 맛이 나는 수프를 주는데 입에 맞지 않아 조금만 먹고 남긴다. 에어컨이 없어 그런지 더워서 얼른 먹고 나와 보니 출입구에 종 모양의 빨간 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13시 30분. 카주라호를 향해 출발한다.
가는 동안 소나기가 내린다. 카주라호에 가까워올수록 기후가 한국과 비슷한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 많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집들이 비교적 깨끗하다. 곳곳에 넓게 펼쳐진 초원 위에 염소들이 풀을 뜯고 목동인 듯한 소년이 우산을 대에 꽂아놓고 한가로이 풀밭에 누워 있다.

웅덩이에는 까만 물소들이 머리만 내놓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평지는 넓은데 집들이 거의 없다. 어떤 밭은 쟁기로 갈아엎어 놓았고 어떤 곳은 콩 옥수수 등을 심어 두었다. 김을 안 맸는지 곡식 반 잡초 반인 밭도 보인다. 그냥 아무 것도 심지 않은 초원이 더 많다.

마을을 지나면서 차가 잠깐 멈춰 서 있는 동안 아이들이 맨발로 창가로 모여든다. 손가락으로 무엇인가 신호를 보내면서 요구하지만 눈길을 딴 데 두며 모른 척 한다. 이러다 정말 냉혈 인간이 되는 거 아닌가.

어떤 이는 일을 하다 우리 차를 보고 손을 흔든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똑같은가 보다. 카주라호로 들어가기 전 손으로 직접 만든 다리를 건넌다. 손으로 만들었기에 세를 받는다고 한다.

비교적 깨끗하고 가방을 들고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곳을 지난다. 이 곳에서는 농기계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
차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다 가이드의 농담에 한바탕 웃는다.

17시 30분.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품질이 좋은 상품이 많은데 가격이 비교적 비싸고 무거워 짐이 될 것 같아 망설이다 그냥 나왔다.

18시 30분. 미역국과 한국에서 가져 온 아끼바리 쌀로 지은 밥으로 즐거운 저녁식사를 한다. 매콤한 고추를 넣은 미역국이 피로를 풀어준다.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켠 버스를 타고 다녀서 그런지 코가 맹맹하다.

20시. 호텔방 문을 열었더니 커튼과 장롱만 빼고는 전부 흰색이다. 깨끗해서 좋다.
내일은 5시 기상 6시 아침식사 6시 30분 출발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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