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인도네팔여행기7

2009.07.30 12:01

관리 조회 수:7059

이름김현정(조회수:2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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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8 00:00:01)

여행기7.jpg

7일(2003년 8월 9일- 토요일) - 다르질링 차밭 케이블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타이거 힐에서 태양이 뜨는 것을 구경할 예정이었으나 구름이 많아 취소가 되었다.
7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하고 8시 30분에 출발한다.
푸른 하늘과 해가 비치는 맑은 아침이다. 보라색 나팔꽃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여 눈길을 끈다. 지프로 차밭까지 이동하는데 이 곳 역시 매연이 심해서 손수건으로 입을 막는다. 우리가 타고 가는 지프 기사의 운전 솜씨도 기가 막힐 정도다. 아주 좁은 길인데도 접촉 한 번 없이 잘도 빠진다. 차가 빠지기 힘든 곳에서는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닌데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구불구불한 길 아래로 낭떠러지가 보이는 곳에서는 아슬아슬하다.

차밭에 도착. 산등성이가 모두 차밭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곳도 바로 앞도 온 산이 차나무로 뒤덮여있는 듯한 느낌이다. 뒤에 보이는 높은 산과 하늘의 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에 차 공장을 견학한다. 차 잎을 쪄서 잘게 부수고 박스에 넣기까지의 과정을 본다. 차 공장 옆에는 정미소인지 사람들이 쌀 밀 등을 자루에 넣어 이거나 손잡이를 머리에 걸치고 간다.

차를 타고 케이블카를 타러 간다. 한 차에 6명씩 앉는다. 안개 속을 케이블카로 이동하는데 밑의 차밭이 넓게 펼쳐진다. 잡초 한 포기 없이 정리가 잘 된 곳도 있는 반면 잡초와 차나무가 섞여있는 곳도 많다. 차 잎을 실어 나르기 위한 좁은 길도 보인다.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다.

내리자마자 장사를 하려는지 사리를 입은 여자와 남자가 티백과 질이 좋은 차가 있다며 살 것을 권유한다.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동안 상점을 둘러본다. 웃는 모습이 천연 기념물인 할머니와 사진 한 판 찍는다. 어떤 할아버지는 우리를 따라다니며 저 밑에 자신의 차밭이 있다고 하며 망태 속에서 이제 막 딴 차 잎을 꺼내 설명해 준다.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케이블카로 되돌아온다.
내리자마자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높은 산맥의 영향으로 비가 예고도 없이 오나보다. 12시 30분을 넘어선다. 지프에 올라 호텔로 되돌아왔다.

오늘 점심은 계란찜 고추장 배추 시금치 된장국이 추가되어 있다. 밥을 먹은 후 따뜻한 물이 안 나와서 다른 방으로 옮긴다. 201호. 스위트룸이다. 어제 방의 3배 정도는 되어 보인다.
몇 분은 나가시고 나와 연휘 언니는 차를 살 계획이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가지고 온다고 해서 그냥 방에 남아 짐을 정리한 후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깬다.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열어둔 창문으로 공기중의 물방울들이 우리 방으로 몰려드는 것만 같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천으로 된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는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식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내려간다. 현지 가이드가 홍차 샘플을 가져와서 소개하기에 선물용으로 몇 개 주문한다. 오늘 저녁 식사의 특별 메뉴는 수제비다. 교수님께서 쏘신다고 하시며 포도주를 한잔씩 돌리신다.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와 직원에게 벽난로를 켜달라고 했더니 겨울에 사용하는 것으로 지금은 전기 난로를 사용하라고 한다.
아름답고 조용하며 평화로운 밤이다. 이 곳에서 처음 만났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정말 행운이고 그 동안 같은 방을 쓰면서 정이 많이 든 이 연휘 민간인 대표 언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정원의 가로등 불빛이 밤의 분위기를 한껏 더해준다.


8일(2003년 8월 10일 - 일요일) - 다르질링 인도 네팔 국경 출입국 심사 까까르비타 바드라푸르 국내선 공항

4시 기상. 세면과 준비 완료 후 5시 식사. 6시 출발이다.
똑같은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날씨가 좋아 먼 곳까지 보인다. 비가 온 뒤라 흙탕물이 흘러 내려간다. 내려오는 도중 1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노상 방뇨)을 갖는다. 이제 막힌 화장실에서는 답답해서 할 수 없다는 단 소장님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올라올 때보다 훨씬 쉽게 내려간다. 밑으로 내려올수록 고온다습이 느껴지며 에어컨을 그리워한다.
인도·네팔 국경으로 이동하는 도중 한국과 거의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야자수와 대나무를 이용하여 지붕과 벽을 만든 집들이 보인다.

인도 네팔 국경 도착. 출입국 관리 사무소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할 정도의 느낌이 드는 건물에 두 사람이 앉아서 일을 보고 있다. 부르는 차례대로 여권을 확인하고 출국 증명서에 사인으로 마무리한다. 전산화되지 않아 일일이 두꺼운 노트에다 손으로 기록하며 느긋한 표정을 짓는 그들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23명을 해야 하기에 시간이 제법 걸린다. 이 곳 여행을 무리 없이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기다림은 당연시하고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내 자신에게 이른다.
오랜 기다림 후에 차에 오른다.

차에 올라 몇 분을 달리다 네팔에 도착. 이 곳의 수도는 카트만두이며 89%가 힌두교를 믿는다고 한다. 아열대 몬순 기후로 10월에서 3월은 건기 6월에서 8월은 우기로 구분이 된다.
먼저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 내린다. 비자를 받기 위해 서류에 사진까지 붙이고 여권과 함께 제출한다. 담당자가 꼼꼼하게 확인한다.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릴 것 같아 둘러앉아 네팔 출신 요리사가 싼 김밥과 삶은 감자로 점심을 해결한다. 제법 맛있다. 먹고 나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에 심사가 끝났다.

다시 차에 올라 바드라푸르 국내선 공항을 향해 출발한다. 점심을 먹은 후라 졸린다.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논 벼가 어느 정도 자란 논들이 보인다. 여수 공항보다 조금 작은 공항에 도착. 에어컨이 있을 거라고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없다. 천장에 전기 선풍기 12대만 돌아갈 뿐이다. 그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앉아 있는 동안 시원해진다.

4시 비행기란다. 약 2시간 남았다. 먼저 큰 짐 가방을 검사하는데 일일이 꺼내보면서 확인한다. 본인의 가방을 직접 열어서 확인할 때마다 보여 주고 다시 닫는 것이 엄청나게 번거롭다. 아이고 참. 왜 문명이 그렇게 급속도로 발달해 왔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불편하니까 좀 더 편한 방법을 찾다가 그렇게 된 것이리라.
2시 50분. 이제 손가방과 몸수색을 한다. 남자와 여자가 통과하는 문이 다르다. 남자는 남자가 여자는 여자 승무원이 소지품 검사를 한다. 가방 지갑 속에 있는 것을 모두 꺼내 보인다.
나와서 대기실에서 또 기다린다. 오늘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리는 동안 교수님께서 해양성기후 대륙성 기후 기단 등에 대해 표를 그리고 도표를 제시하시며 설명하신다. 피상적으로만 알았던 것들이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까 쉽게 이해가 간다.

4시 30분. 비행기 탑승 장으로 나간다. 거기서 또 몸수색을 한다. 아까 한 여 승무원이 이번에는 전자 레이저 총으로 간단하게 한다. 전세 비행기라 우리 일행만 탄다.
우리 일행 외에 조종사 1명과 사리를 입은 여 승무원이 1명이다. 자기 소개와 주의할 점을 말한 후 사탕과 귀를 막으라고 솜을 나누어준다. 전통 옷을 입은 여 승무원을 보며 우리 나라 승무원도 유니폼보다 한복을 입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리가 잘 된 농경지 강줄기 눈 덮인 산이 보인다. 비행기 왼쪽으로는 푸른 산 오른 쪽으로는 눈 덮인 산. 정말 신기하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설 산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여 승무원이 다가와서 산의 이름을 가르쳐 준다.
탑승 후 1시간 20분만에 포카라 국내 공항 도착. 도로가 유실되어 사람들이 비행기를 이용하는 바람에 우리의 비행기가 늦어졌다고 한다. 미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차에 오르자 네팔 인으로 한국말을 잘하는 자칭 노훈아라고 하는 사람이 가이드라며 한국말로 소개를 한다. 한국인을 상대로 가이드를 한지 4년 되었고 한국말을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에 틀린 부분이 있으면 고쳐달라고 하며 여러 가지 설명을 한다. 가끔씩 발음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말을 꽤 잘 한다.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호텔로 가는 도중 꽤나 길고 깊어 보이는 협곡이 보인다. 날이 저물었으니까 내일 아침에 보기로 하고 바로 호텔로 향한다.

호텔이름은 풀 바리. 꽃 정원이라는 의미란다. 바닥에 발을 디디는 순간 사방에서 꽃향기가 몰려든다. 넓은 대지에 빙 둘러서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 주위로 이름에 걸맞게 꽃들이 많이 보인다.
열쇠를 들고 방을 찾아가는 동안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꾸며진 것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방문을 열었을 때 원목의 탁자 장롱 한지로 꾸며진 TV 박스가 들어온다. 커튼을 젖혀 보니 테라스에 앉아서 얘기할 수 있도록 의자와 탁자가 준비되어 있어 한번 앉아본다.
인도와 네팔을 여행하는 동안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숙소. 감사한다.
모두에게.

짐을 정리하고 식사하러 간다. 네팔 복장을 한 여 종업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지금까지는 모두 남자 종업원뿐이었는데 이 곳은 여자 종업원도 있다.
음식은 인도의 다르질링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음식을 먹고 있는 동안 여자 1명과 남자 2명이 한 조가 되어 노래와 악기 연주를 한다. 굉장히 흥겹고 음이 쉬워 저절로 발과 고개로 박자를 맞춰가며 식사를 하는 나를 발견한다.
너무 좋아 얼른 식사를 마치고 앞자리에 가서 앉았다. 식사를 마칠 무렵 한국말을 하던 가이드가 네팔 전통 민요를 부른다. 반복되는 음도 많고 따라 부르기 쉬우며 흥겹다. 가수 못지 않게 노래도 잘한다. 박수를 치며 반복되는 음을 따라 부른다.
쉬는 시간이 되어 노래와 악기를 연주하던 이들은 들어가고 같은 방을 쓰는 언니 한별이와 호텔정원을 산책한다. 정원 곳곳의 책상 위에 놓는 스탠드 모양의 키 작은 가로등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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