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희원(조회수:1109)
(2003-02-26 00:00:01)

인도 음악..
(음악 출처 http://www.kbsworl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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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겨울 밤은 겁나게 춥다...
아.. 따뜻한 방이 그립다. 평소에 우리가 얼마나 방을 뜨겁게 달구고 사는지 여행을 통해 실감한다.



우리의 이동 방향 :왼쪽부터 델리-아그라-잔시-카주라호-알라하바드-바라나시-다르질링 순서이다.
오늘은 알라하바드에서 바라나시까지 보고 밤기차로 다르질링으로 향한다.(이 얼마나 야무진 생각이었던가.. --;)


어제 알라하바드 밤거리가 왠지 축축하더니 결국 우리는 아침에 그 공포의 안개를 만나게 되었다.
상감Sangam까지 갔지만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두 강의 합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다만 얕고 진흙탕인 갠지스Ganges(강가)와 좀 더 깨끗하고 깊은 야무나Yamuna가 합류하면서 만들어내는 물의 띠를 배안에서 확인했을 뿐이다.
이 곳은 힌두교의 4대 성지중 하나로 많은 신자들이 죄를 씻기 위해 목욕하러 오는 곳이라 한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한바퀴를 돌았다. (지붕이 있는 보트를 타시라~ 갈매기똥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시길...)


날이 추운데도 신자들이 웃옷을 벗고 물에 들어간다.


12년마다 한번씩 쿰부 메라kumbh Mela 대축제때면 천만명 정도가 한꺼번에 몰려들기도 한다. 이때 강변 부지에 천막을 치고 몇일동안 수행을 하다가 간다고 한다.
축제가 1월과 2월 건기에 열리지 않았다면 그 많은 인파가 어떻게 여기 다 머물수 있었겠는가.

알라하바드에서 바라나시까지의 135km는 현재 4차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간혹 구시가를 관통하는 구간구간들이 남아있어 문제로 보였다. 왜 외곽도로로 돌리지 않았을까. 이 도로는 델리-콜카타(캘커타)간 왕복 4차로 고속(?)국도의 일부이다.
우리는 힌두스탄 평원을 달린다. 이 지역은 과거 조산운동 시 습곡의 움푹 패인 부분(지향사)을 갠지즈강을 위시한 여러 하천들이 매워 쌓아 만든 충적평야지대이다.
가도가도 끝없는 평원... 건조한 대륙이면서도 히말라야range 의 축복을 받은 여러 강들로 인해 벼농사가 가능한 지역이기도 하다.

바라나시 도착.
시 외곽으로 불량주택들이 즐비하다. 대도시로의 진입 첫관문인 셈이다.
점심을 먹고 바로 바자르를 통과해 Ghat들이 모여있는 강가로 출발한다. 싸이클 릭샤를 탔다.



길거리는 릭샤와 마차 자동차 그리고 몇배는 더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며 북새통을 이룬다. 길은 좁고 사람은 많고 건물은 지저분하고.. 시끌벅적 매캐한 냄새..
더러움으로 따지면 인도에서도 저리가라 할 도시이다.

10여분을 바람을 가르며 달리니 강가에 도착했다. 햇살이 비교적 따가웠다. 릭샤를 끄는 사람도 땀을 무척 흘리는 모습이었다.
강변의 가트Ghat(계단 경사진 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빨래하는 사람 몸을 씻는 사람 중얼거리며 기도하고 있는 사람 등 이유도 다양하다.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변에는 수많은 집들이 가득차 있는데 그 가운데 큰 별장들도 보인다.
건너편 모래톱은 강바닥이다. 우기에 물이 차서 잠기는 부분.

헐벗고 굶주린 비천한 신분에도 자족하며 착하게 살다 죽으면 윤회의 세계에서 그들이 원하는 더 높은 카스트로 재생한다고 굳게 믿는 힌두교도들은 갠지스 강가의 성수로 목욕을 하며 내세를 기약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카스트와 힌두교의 교묘한 결합이 다민족국가인 인도를 인도민족?이라는 애매한 테두리 안에 붙들어 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카스트의 자족과 힌두교의 포용. 그 포용 안에서 인도의 이질적인 요소들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것이 인도 세계의 정체성이 아닐까..


주 화장터인 마니카르니카 Ghat가 멀리 보인다. 이 곳에 근접하면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그리고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큰 구조물은 취수장이다.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화장한 재를 띄우는데 바로 옆에는 취수장이 있다. 삶과 죽음의 공존. 도대체 인간에게 삶과 죽음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북동쪽으로 약 10km 쯤 떨어진 사르나트로 향한다.
사르나트는 부처가 처음으로 설법을 행한 곳으로 불교의 성지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성지라기 보다는 조용한 공원같다.


유난히 눈에 띄는 큰 조형물이 다메크 스투파(탑)이다. 6세기의 것이라 믿기지 않을만큼 외견상으로 아주 깔끔하다. 탑 주변을 돌고 있는 순례자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매우 한가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여서 잔디에 앉아있고 싶었지만 일정을 위해 서둘러 밖으로 나왔는데...

드디어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도 아침에 본 그 지독한 안개때문에 델리에서 발차한 우리의 기차가 연착에 연착을 거듭해 늦게 도착한다는 기별이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실크 공장에 들렀고 까딱 춤 구경도 했다.


10시쯤이면 어디 다닐데도 없다. 그냥 역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우리도 문제지만 우리의 버스 기사 양반 카주라호까지인가 돌아가야 한다는데 고생이다..
9시가 되어도 10시간 되어도 기차는 오지 않고... 결국
기차가 도착한 것은... 새벽 4시 10분..
10시간의 연착 --;


그래도 왔으니 다행이라고 해야지.. 다르질링으로 갈수 있다는 것만도 어디인가..
감격?하며 기차에 올랐다. 이 곳 기차에는 예약을 하면 승객 명단이 객차 밖에 붙어 있다. 이 곳에서 이름과 좌석을 확인하고 타야한다.
이미 불이 꺼진 객차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잡기 위해 30분 정도를 우왕좌왕했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의 긴긴 일정을 뒤로 한 채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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