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청회를 보고나서

 

  여타 공청회와 마찬가지로 부산 공청회 역시 지리인들의 공청회였습니다.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차분하였고, 내용은 지리인들이 잘 준비한 만큼 나름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더불어 그래도 탐구 영역이어서 그런지 윤리가 그런대로 동참해 주어 지리만의 솔로 플레이는 아니었습니다. 일반사회와 과학도 한명씩 이야기 해 주었고, 법무부 교육담당 검사가 참석하여 민주 시민 육성을 위한 사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학부모 한 분 역시 차분하게 편식 교육의 문제점을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공청회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아래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처음 들었을 때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것은 생각 못했네,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겠다' 라는 태도를 가집니다. 그런데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게 되면, 그것도 공격적으로 듣게 되면 슬금 슬금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또 그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자기 방어 기제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만든 자가 ‘갑’의 위치에 있으면 더더욱 그래해 집니다. 그러면서 상대 논리의 문제점과 허점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것에서 자기 논리의 정당성을 찾기 시작합니다. 철학적 논리에 토대한 산출물을 대상으로 이런 관계가 형성되면 다툼은 보다 강력해 집니다.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주장은 수렴되기 보다는 확산됩니다.

  백순근 교수에게서 이런 모습을 발견합니다. 어제 공청회에서 그런 모습을 더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더 큽니다. 이 양반 생각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연구 책임자가 나름의 확고한 논리를 가지고 수정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니 참으로 걱정스러워 집니다. 교사들의 직업적 이기심, 교과 이기주의, 변화를 거부하는 현실 안주자, 교육적 논리보다 수업적 논리를 앞세운 비교육적 주장이라고 비판할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교육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들의 생각은 대개 이러합니다. 새로움이 새로운 것은 인식의 조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은 기존의 인식에 새로움을 동화시킨다. 이제껏 수많은 교육적 새로움이 이상함으로 변질되거나 왜곡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그들은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론의 생성자(교수)에게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인식을 조절 하지 못하는 적용자(교사)에게서 찾습니다. 하여 '변화와 개혁이 현실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면, 미래를 위한 현실! 적 희생은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하기 때문에 서울 공청회도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백순근을 상대로 한 관성적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 패는 다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같은 논리만 반복되겠지요.

  시간이 갈수록 지리의 교과 이기주의로 몰려지는 느낌도 듭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 라는 전략으로 지속적으로 주먹을 뻗고 있습니다. 빈틈없는 논리, 유려한 언변, 이론과 실제를 조합한 대안 등 여러 가지를 제시합니다. 그런 주먹을 수없이 뻗어도 상대가 데미지를 ‘강하게’ 받았다는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싸움은 처음부터 교육 철학에 토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론에 토대한 철학과 현실에 토대한 철학의 싸움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맥락이 이러하니 12회전 시합에서 12회전이 다 되어 가니 걱정은 더욱 커집니다. 상대는 종칠 시간만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북한의 권력 세습과 향후 북한의 방향이, 그리고는 G20이 온 신문을 도배하기 시작하면서 국민의 관심은 그 쪽으로 쏠릴 것입니다. 그러면 연말이 다가옵니다. 지난번 교육과정 개정도 그랬듯이 연말 분위기를 타서 발표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런 걱정이 지나친 노파심이길 간절히 바라면서, 앞으로 지리의 투쟁 방향과 서울 공청회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지리만의 행동에서 사탐과목(과탐과목의 연합까지 한다면 더욱 좋습니다)들과의 연합적 행동으로 나아가면서, '지리만의 문제 제기에서 전선이 확장되고 있네' 라는 인식을 강력하게 심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리의 여러 단체들은 자신들의 위치에서 이것을 위해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 점잖은 논리가 먹혀들지 않으면 그 대안은 강력한 행동입니다. 지리과만이 아닌 사탐 학과 학생들과 연합 동맹 휴업이 그 방법입니다. 교과부 앞에서 사탐 학생들의 강력한 시위가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이주호 장관과 면담하여 답을 얻어 내어야 합니다. 셋째, 최고 의사결정자의 마음을 바꾸는 일입니다. 이는 처음부터 답이었습니다. 이주호 장관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 대부분의 지리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후회스러운 일을 하지 않으려면 아이를 살릴교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해보아야 합니다.

  

  

 ■ 광주에서 부산 공청회까지 교과부와 백순근 교수팀의 행태를 보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청회의를 여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3번의 공청회에서 우리가 보여줄 것은 거의 다 보여주었습니다. 그들도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손바닥 보듯이 봅니다.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서울에서는 똑 같은 논리의 주장보다 절차적인 정당성만 확보하기 위한 형식적인 공청회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1. 기존의 정부 공청회 사례로 절차적 정당성만 확보하기 위한 공청회의 형식화를 비판할 것. 광주에서 서울까지 공청회에서 동일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하였음에도 연구자들은 똑 같은 반응이다.

2. 부산 공청회에서 백순근 교수가 공청회와 다른 쪽 의견도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그 의견은 어떤 것인지 공개할 것을 요청하는 것

3. 공청회 이후 여론 조사를 한다고 하였는데,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

4. 공청회는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국가가 약속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 과정이다. 4번의 공청회에서 보여준 탐구와 관련된, 특히 사탐과 관련하여 수렵된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공개할 것.

5. 만약 이 같은 의견을 공개하지 않으면 정보 공개요청을 할 것임을 강력하게 제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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