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밀려있던 학회지들을 읽으면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논문이 있기에 요약해서 옮겨 본다. 춘천교대 교수로 계시는 박승규 교수의 논문이다. 박승규 교수님은 2009년에 자신의 박삭학위 논문을 책으로 출판한 <일상의 지리학-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묻다>를 통해 알게 되었다. (박승규 교수님이 현재까지 낸 책으로는 이외에서 공저한 <인문지리학의 시선>과 초등용 교재인 <우리 땅 방방곡곡>이 있다. <인문 지리학의 시선>은 1장 '개념에 담겨있는 지리학의 사고방식', 5장 '풍수 사상의 두 전통' 부분을 집필하셨다.)   

 

  

 

읽을 당시 인상도 강렬했지만, 글쓴이의 지리교육에 대한 '사랑'을 알 수 있는 글이었는데, '인문학으로서의...'은 그뿐만 아니라 작금의 지리교육의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 어떤 지리철학(사실 읽고 싶어도 선택의 폭이 없다. 국내서적에서는...) 책 보다도 실질적이고 현실의 고민의 흔적이 많이 보이는 글이다. 좀 내용이 길지만 지리학도로서 현재의 '지리학의 위기'를 고민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글이라 생각된다.   

 

만약 앞으로도 지리 전공자들이 지리 교육의 필요성을 '당연'시 한다면 똑같은 논리로서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논리에 의해 지리는 필요없는 학문으로 이 땅에서 사라질지도 모를 것이다. 지리교육의 필요성을 논리로 만들고 '설파'해야만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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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지리학회지 제45권 제6호 2010년

 

인문학으로서 지리학과 지리교육
-존재이유를 묻다-
박승규

Geography and Geography Education as the Humanities:
Ask the Raison D’ˆetre
Seung-Kyu Park

1. 서론

국어, 영어, 수학이 모든 학교 교육의 과정에 핵심으로 자리한다. 그들은 두 과목으로 나뉘고, 수준별로 교육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입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한다. ‘ 누가’ 그렇게 주장하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누가’ 국가 단위의 시험을 그렇게 해야 사교육이 줄고,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는지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자신의 시선에 대한 성찰없는 성실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반드시 확인하게 해야 한다. .... 아이히만이 보여주는‘철저한 무사유(sheer thoughtlessness)’가 갖는 심각한 악의 평범성을 보면서 그녀(아렌트)는 몸서리 친다. .... 다른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리학은‘인정투쟁’을 벌여야 한다. 지리학은 다른 사람이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구성해, 다른 사람들에게 지리학의 존재이유에 대해 설파해야 한다.  

 

 

2. 지리학, 인간의 심연 세계와 일상 세계를 아우르다.  

1) 나는 공간을 차지한다, 고로 존재한다

인간 존재는 지리적이다. 하지만, 존재론에는 지리학이 결여되어 있고, 지리학에는 존재론이 결여되어있다. .... 지리학자는 구체적인 사물을 사고의 대상으로 삼는다. 칸트(Kant)가 자신의 논리학 강의를 하기 이전에 자연지리학 강의를 열심히 했었던 것 역시 지리학이라는 학문이 갖고 있는 구체성에 기인한다. .... 벤야민(Benjamin)이 말하는 ‘무의지적 기억’이란 섬광처럼 순간적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기억 방식이다. .... 그렇기에 ‘무의지적 기억’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지금여기’의 나를 드러내게 한다. 인간은 관념적이고 본질적인 논의를 통해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매일의 작은 사물의 조각이 모여 완성되는 존재인 것이다. .... 사르트르(Sartre)의 주장처럼 ‘실존은 늘 본질에 앞선다.’ 본질은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벗어난다. 어떤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놓여 있는가와 관련 없다. 늘 같다. 그런 점에서 본질은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는 그 어떤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저편에 존재하는 것이다. 실존은 본질과 다르다. 인간이 어떤 시공간에 놓여져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  

 

나에게 익숙한 동네의 부재는 인간관계의 부재를 양산하고, 그것이 곧 사회문제로 확대된다. ... 동네의 부재는 곧 익명성의 증가를 가져왔고,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소통의 부재를 양산한다. .... 자연스런 인간관계가 그립다. 연고주의가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것도 결국은 동네의 부재에서 기인하는 공간의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의 부박함이 일어난 이유는 이런 근원공간에 대한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체험기회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 

 

도시 공간을 구축하고 있는 다양한 사물을 통해 인간을 이해한다. 사물 속에 담겨져 있는 인간의 다양한 기억과 욕망을 통해 도시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몸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렇기에 지리학은 인간 존재의 심연에 다가갈 수 있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지 않기에 인간 본질을 왜곡하지 않고 심연에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리학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부인하고 남아있는 마지막 명제를 데카르트(Descartes)는 생각하고 있는 나에서 찾았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명제는 ‘어디에서’ 생각하고 있는지를 고려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데카르트는 라일(Ryle)이 지적하듯이 마음과 육체에 관한 이원론적 시각을 제시하는 범주적 오류를 범한다. ‘지금 여기’에서 생각하고 있는 나와 ‘그때 거기’에서 생각하고 있는 내가 다를 수 있음을 데카르트는 인지하지 못했다. 생각하고 있는 내가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생각하는 내용은 달라진다. .... ‘나는 공간을 차지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Shields(1997)가 데카르트의 명제를 바꾸어 제시하고 있는 이 명제는 지리학의 학문적 존재이유를 대변한다. 지리학이 인간 존재의 심연으로 들어가는 통로이고, 지리학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비출 수 있음을 말해준다.  ...

2) 지리학, 일상적인 삶을 비추다  

 

.... 공간적전환(spatial turn)’은 세상을 인식하는 커다란 흐름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공간이 세상을 읽어가는 중요한 인식소임을 세상에 알리는 인식의 전환이다. 지리학은 세상을 읽어내는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 다만, 지금까지 그것을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  

 

지리학은 우리 삶의 생생한 경험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익숙하기에 주목받지 못한 일상 공간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 삶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한다. 구체적이고 익숙한 요소들에서 시작해서 인간의 내면세계에 다다를 수 있는 학문임을 알아야 한다.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게 하고, 그것을 토대로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해 다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학문임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지리학은 그런 학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

3. 지리교육, 존재론적 성찰과 교과 정당성 확보  

1) 지리 교과에 대한 성찰: 지리는 꼭 가르쳐야 한다  

 

... 다른 과목명을 대입했을 때 논리가 어색하고, 성립할 수 없는 지리만의 고유한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 교과이기주의로 폄훼하는 경우에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지리학 고유의 논리가 부족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다 객관적으로 지리교과의 필요성에 대해, 지리교과의 내재적 가치에 대해 세상을 향해 천명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지리를 반드시 가르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지리를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이 온전한 인간을 길러내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지리교육에서 가르쳐야 하는 내용에 대한 숙의과정을 거쳐 과거와 다른 지리교육의 모습을 구성해야 할 때이다. .... 지리 교과도 ‘내가 지리를 전공했기 때문에 지리를 가르쳐야 한다’는 ‘당위’적인 시선을 버려야 한다. 지리는 존재 그 자체로 학생들 이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교과임을 알게 해야 한다‘. 존재’의 차원에서 지리 교과는 교육적 이상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을 주장해야 한다. .... 우리가 지리를 전공했기 때문에 당연히 학교에서는 지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왜 지리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을 가로막는다. ....  

 

칸트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을‘철학하기(philosophiren)’라고 한다. .... 지리적 경험은 ‘위치’를 통해서 궁극적 실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지리적 경험에서 ‘위치’는 모든 지리적 현상들을 파악할 수 있는 출발점이며, 종착점이다. 지리학자는 지리적 현상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묻고, 왜 그와같은 현상이 그곳에서 발생했는지를 묻는다. 동일한 지리적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와같은 현상이 발생한 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지리적 현상에 담겨있는 의미는 달라진다. ....  

 

일상 공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를, 우리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일상 공간을 대상으로 하는 지리교육은 ‘명제적 지식’ 내지는 ‘기술적 지식’에 대한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적 지식(practical knowledge)’이나 ‘묵시적 지식(tacit knowledge)’도 함께 가르쳐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  

 

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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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무엇일까요? 지리 전공자로서 이 부분에 무엇인가 쓸 내용이 있어야만 한다는게 바로 '결론'이지 않을까요? 

 

ps 1 : 이와 관련된 도서를 생각하면 순간 떠오르는 책들이다.  (문제는 지리교육의 '본질', '목적'과 관련된 이렇다할 책이 없다는게 현실 지리 교육 위기의 원인이 아닐까?)

ps 2 : 본 논문의 전문을 pdf파일로 첨부했습니다. 참고하시길.

 

 

       

     

  지리학의 본질 2(대우학술총서번역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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