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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6 00:00:01)









‘언어 갈등’ 벨기에 두쪽 날 판
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7-10-06 03:03 | 최종수정 2007-10-06 04:03







《초현실주의 회화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와 영화 ‘로마의 휴일’로 친숙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태어난 나라.


수도 브뤼셀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본부가 있어 ‘유럽의 중심’으로 불리는 벨기에가 둘로 분리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선 승리한 북부 정당 남부서 연정 거부하자 “차라리 국가 분리하자”


벨기에는 1830년 혁명으로 네덜란드연합왕국에서 독립할 당시부터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북부 플랑드르 지방과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 발롱 지방으로 나뉘어 문화적 동질성이 적었다.


현재 국민 1050만 명 중 600만여 명이 네덜란드어 400만여 명이 프랑스어를 쓰며 독일 접경지역의 7만3000명은 독일어를 사용한다. 브뤼셀은 북부에 있지만 프랑스어 사용 인구가 85%로 더 많다.


이처럼 2개 언어 2개 문화가 얽혀 있는 벨기에는 올해 6월 10일 총선을 치렀으나 4개월이 되어 가는 5일 현재까지도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관례대로라면 150석의 하원 중 30석을 얻어 제1당이 된 네덜란드어권 기독민주당에서 총리가 나와 연정을 구성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기독민주당이 “플랑드르 지방 정부들에 더 많은 자치권을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이에 반발한 발롱 지방 정당들이 연정 구성을 거부하자 “차라리 분리하자”는 주장이 불거져 나온 것.


분란의 불씨는 총리 후보인 기독민주당 이브 레테름 당수가 제공했다. 그는 총선 전 “발롱 사람들은 네덜란드어를 배울 언어적 능력이 없다”고 폄훼했다.


7월 21일 그는 국가기념일 행사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한 방송 기자가 “국가를 프랑스어로 불러 보라”고 하자 그는 엉뚱하게 프랑스 국가를 불렀고 이 모습이 프랑스어권 국민을 자극했다. 총선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버지가 프랑스어 어머니가 네덜란드어 사용자라 언어권 분쟁을 조정해 낼 최고 적임자로 여겨졌다.


분리 독립에는 북부 플랑드르 지방이 더 적극적이다. 과거에는 석탄과 철강 산업을 바탕으로 한 발롱의 경제가 앞섰다. 그러나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남부는 사양길에 들어섰고 섬유산업에서 물류와 석유화학으로 업종을 변경한 플랑드르가 1980년대 이후 경제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오늘날 벨기에는 세계 10대 교역국이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3위 1인당 외국인 직접투자 세계 1위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북부 위주의 성장은 지역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북부의 실업률이 7%이지만 남부는 두 배인 14%나 된다. 플랑드르에선 ‘우리가 돈을 벌어 발롱 지역을 먹여 살릴 이유가 있느냐’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17석을 얻은 극우정당 ‘블람스벨랑’(플랑드르의 이익)의 필리프 드윈터 당수는 최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제) 2개의 나라다. 강대국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하나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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