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최종필(조회수:1062)
(2005-02-14 00:00:01)

이산화탄소 줄이기 당장 시작하자

2월 16일이면 기후변화협약이 시행에 들어간다. 1994년 3월 기후변화협약을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표된 지 11년 만의 일이다. 이는 세계 차원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본격 대응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지만 우리에겐 국가적 근심거리가 하나 더 늘었음을 뜻한다.

한국은 현재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서 제2차 이행공약기간(2013∼2017년)에는 의무이행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 정부도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미흡한 점이 많다. 직접 큰 영향을 받게 될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약 58%가 전혀 대책이 없다고 응답했다.


우리가 의무이행국이 될 기간에는 기준 연도인 1990년에 비해 약 3배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될 전망인데 그때 우리는 경제규모의 지속적 팽창으로 인해 피할 수 없는 당연한 증가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다. 이 주장이 당위성을 인정받으려면 우리가 그동안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 왔음이 입증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의 주장은 여지없이 묵살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그 시점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절반 내지 3분의 2를 줄여야 할지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그야말로 국난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2차 공약기간 전에 자발적이고 가시적인 감축정책을 시행해야만 한다. 정부가 앞장서서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정책을 깊이 연구해 조속히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탄소세의 도입이다. 에너지 값 상승을 우려하는 산업계는 탄소세를 반대하지만 유럽연합(EU)에서 성공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고 있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다. 탄소세가 확실히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이렇게 산업계의 이유 있는 반대를 설득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수송 부문의 배출을 대폭 억제하는 정책의 시행이다. 수송 부문의 감축은 마른 수건을 짜내야 하는 산업계의 형편에 비하면 국가경제 측면이나 저감 가능성 측면에서나 훨씬 효과적이다. 국민 불편이 따른다는 이유로 정부 수송당국자들이 관련정책의 시행을 기피한다면 추후에 더 큰 국가적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셋째 청정기술개발 메커니즘(CDM)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 제시와 실천이다. 다행히도 정부는 뉴프런티어 사업의 하나로 이산화탄소 절감을 위한 사업단을 운영해 이미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감축·이용기술이 더 확산될 경우 한국으로서는 하나의 훌륭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넷째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다소비업종을 에너지 저소비업종으로 전환시키는 산업정책이 제시돼야 한다.


다섯째 이산화탄소 배출 덩어리인 원유 수입에 매년 300억 달러 이상 사용하는 현재의 에너지 수급 패턴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 수급 패턴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취약하기 짝이 없다.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을 대폭 확대하는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국민 홍보와 계도를 강화해야 한다. 일본처럼 산업계도 자발적으로 산업계 행동강령을 제정·시행해야 한다.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대비는 국가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중대사라는 점을 정부와 국민 모두 인식해야 한다.


성준용 연세대 교수·청정공학

출처 : 동아일보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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