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지리과의 위기라고 모두들 말하고 있다. 제발 상식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시행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동안 뜸했던 소개글을 올려놓는다.

 

오랜만에 지리서적 신간이 나왔다. 건국대 이승호 교수의 책이다. 예전에 1정연수때 이승호 교수님이 강의를 하시면서 답사애기를 좀 하시던데 이 책이 그 답사 일부의 결과물인듯 싶다. 조만간에 구입해야 할 듯. 아 그리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의 2010년 한국소개서 <한국의 기후 & 문화 산책>이 선정되어 영문판이 나왔다. 영어공부할때 같이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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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10.8.17  우리강산 ‘아는만큼 보인다’ <자연과의 대화, 한국>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한국사람이 한국의 땅을 모르고 어떻게 한국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자연과의 대화, 한국≫은 우리나라의 땅덩이는 어떻게 생겼으며, 그 땅을 구성하고 있는 산, 평야, 물, 바다, 기후를 우리의 생활 모습, 가옥 구조, 이용 모습 등을 사진으로 보여 주며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 산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산 속에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축척의 지도를 펼쳐 놓고 보아도 매 쪽마다 산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어도 높건 낮건 간에 산을 볼 수 있다. (…) 높은 곳이 있으면 낮은 곳이 있게 마련이다. 높은 곳은 산이고 낮은 곳으로는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모여 흐를 터이니, 마을이 어디에 터를 잡건 배산임수가 아닐까. 우리는 왜 굳이 그런 터를 명당이라고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결국 보편적인 삶의 터전이 명당이란 말로 들린다."

기후학을 전공한 지은이 이승호는 16년째 2주마다 카메라를 들고 답사를 떠나고 있다. 지리학에 대해 다양한 책이나 교과서에서 여러 가지로 설명되고 있지만, 지은이는 “지리학은 그 속에서 주민생활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어떤 깊고 고뇌에 찬 철학적 사고에 의해서라기보다 경험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갯벌과 어울리는 황해의 모습은 그렇게 풍요로울 수가 없었다. 흙탕물로 보이던 것이 아름답고 풍요롭게 다가왔다. (…) 새벽에 봉화에서 출발한 버스가 비포장 길을 달려 해가 중천에 올랐을 때에 당도한 울진 왕피천 하구의 바다 모습은 내 글재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의 파란색이었다. ‘옳지. 저것이 바다야!??하는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 그만큼 처음 접한 동해의 아름다움은 인상적이었다. (…) 남해안의 참 맛을 깨우친 것은 아주 최근이다. 남해도를 이틀 정도 돌아보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용트림을 멈춘 곳이었다. (…) 급경사의 땅과 바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작은 섬이 있는 곳, 그곳이 남해였다."

지은이는 우리나라의 자연을 설명하기 보다는 이야기하듯이 풀어놓고 있다.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시작하면서 그 현상과 원인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어떤 현상이 주민생활에 미친 영향이나 우리에게 주는 의미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지리학의 기본이 될 만한 산지와 평야, 산과 평야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물과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를 엮고, 기후의 계절 변화와 지역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20여 년 전 쯤 전에 외국을 다녀온 사람이 이야기하는 ‘물 값이 콜라 값만 하더라.??는  소릴 잘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그러던 우리도 이제는 콜라보다 더 비싼 물을 마시게 되었다. (…) 이제는 물에 대한 생각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국 어디에서 누구든지 고향의 물을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 우리가 마시기도 하고 땅을 적시기도 하면서 하천을 흐르는 모든 물은 빗물이나 눈이 녹은 것이다. (…) 작은 빗방울이나 눈이 녹은 물이 모여서 개울을 이루고, 그것이 모여서 하천을 이루고, 그리고 모든 물은 오랜 시간 강을 따라 흐르고 흘러서 바다에서 만난다. (…)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이 되기까지는 어떤 행로를 거쳐 온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지은이는 “지리학은 자연현상과 인문현상을 이어 주는 학문이라는 점이 다른 학문과 크게 구별되는 점”이라면서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는 모습이지만 그 사진 속에서 무엇을 봐야 할지, 무엇을 읽어야 할지를 말하고 있다.

책 속의 사진들은 지나가다가, 혹은 놀러 갔다가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만한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모습에는 새로우면서도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또 책에 수록된 산, 평야, 물, 바다, 기후는 제목만 달리 할 뿐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우리나라 지리 부분의 주제와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이든 빨리빨리 서두르려 한다. 그것을 우리 문화 중의 하나라고 일컫기도 한다. 그런 빨리빨리 문화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날씨와 관련하여 생각한다. (…) 우리나라만큼 계절이 뚜렷하게 바뀌는 나라는 드문 것 같다. 농사를 주업으로 살아왔던 우리 선조들에게 계절 변화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을 것이다. 항상 계절에 맞는 농사를 지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 계절의 차이가 ‘때??를 만든다. 우리에겐 항상 중요한 때가 있다. 그 때에 맞춰서 뭔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즉, 때를 놓치고 나면 다음의  그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것은 그 때가 찾아올 때까지 고통을 안겨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 자연 속에서 발품을 팔고 다닌 지은이가 몸으로 깨우친 것들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역은 한 편의 파나로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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