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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30 00:45
이름 | 언제나 | (조회수:148) |
첨부파일 | 164.bmp | |
(2007-09-19 00:00:01) ![]()
![]() 마을법정 통해 고백과 용서…인종청소 아픔 다독여 지난 7월 찾은 르완다의 자바나 마을. ‘천의 언덕 나라’라는 이 나라의 애칭이 무색하지 않게 두 시간 동안 산과 언덕들을 넘자 숲속의 조그마한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도 키갈리에서 40㎞ 떨어진 이곳의 마을회관에선 르완다 전통 방식의 마을 재판인 ‘가차차 법정’이 열리고 있었다. 여느 법정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판사는 푸른 면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30대 청년이었다. 검사와 변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전 10시반께 분홍색 수의를 입은 피고인 앙투안 루고로로카가 들어섰다. 후투족인 앙투안은 13년 전 같은마을에 살던 12살 투치족 소년 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장이 없어진 정황과 그날 앙투안의 행적을 잇달아 증언했다. 1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던 장의 어머니 발레리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내 아들의 대부였어요. 당신을 좋아하던 그 아이를 왜 죽였나요?” “나도 그때 무서웠어요. 믿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투치족 아내를 뒀던 저도 위협했어요.” 앙투안의 말에 마을 사람들이 술렁였다. “그가 부인을 잃고 마음고생이 컸다.” “그는 인종청소 초기부터 마을의 투치족들을 공격했다.” 증언이 엇갈렸다. 1시간 뒤 판결을 앞두고 발레리가 다시 발언을 요청했다. “나는 오랫동안 당신을 저주했어요. 그러다가 깨달았어요. 내 아들은 돌아오지 않지만 당신은 여기 있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한때 나의 좋은 이웃이었다는 것을. 당신을 용서합니다.” 발레리의 표정은 담담했다. 1994년 르완다에서는 석 달 동안 97만명이 희생됐다. 아프리카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이 나라에서 학살은 다름아닌 이웃의 손으로 자행됐기에 나라의 미래는 극도로 암울해 보였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2007년 르완다는 아프리카 인종 화합과 번영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1년 르완다 정부는 당시 사법제도로는 10만명에 이르는 피의자 가운데 3분의 1도 재판을 받지 못한 채 감옥에서 숨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2001년 가차차(잔디가 깔린 마당이라는 뜻)가 부활됐다. 가차차에서 죄를 자백하고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은 가해자는 파격적으로 낮은 형량을 선고받는다. 이날 앙투안은 그동안 감옥에서 보낸 12년을 고려해 6개월 사회봉사형에 처해졌다. 사회봉사형을 받은 이들은 피해자들의 집을 지어주거나 도로를 보수하게 된다. 며칠 동안 인종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캠프에도 참여해야 한다. 가차차의 힘은 지역사회에 있다. 참여자들은 증인 가해자 피해자 구분없이 함께 당시 상황을 논의하며 집단적 기억을 유도한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통합화해위원회의 파투마 은당기자 위원장은 “서구식 법정에서는 가해자가 결코 자신에게 불리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며 “가차차에서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로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용서와 자비를 베풀게 된다”고 말했다. 투치족 정부는 이 밖에도 △후투족의 국방장관 등 주요 관직 기용 △노인과 젊은이에 대한 대대적 사면 △감옥내 외국어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후투-투치 화합을 유도하고 있다. 집중적인 역사 토론은 후투족과 투치족 분리정책 자체가 식민지 세력에서 강요한 일이며 르완다의 전통과 무관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르완다의 뿌리깊은 인종 갈등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아직도 귀향을 꺼리는 난민들이 인근 콩고와 부룬디·우간다에 남아 있다. 가차차의 결과를 둘러싼 갈등도 끊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언론인 제임스 무니아네자는 “지난 세기 잔혹한 식민통치를 경험한 아프리카에서 인종 갈등은 대륙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우리가 그동안 이뤄낸 작은 성과는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키갈리/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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