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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0 00:00:01)

온난화,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전문가들 “적응력 키워야”


국민일보|기사입력 2007-11-20 18:52 








대학생 이준화(22·여)씨의 집 신발장은 우산으로 가득하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가족 다섯 명이 그때그때 사다놓은 우산이 십수개에 이른다. 이씨 가족들은 평소 일기예보를 꼼꼼히 챙기는 편이지만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린 지난 여름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그때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를 이유로 들면서 “기온이 높아지면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져 날씨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어진다”고 ‘뒷북’ 설명만 할 뿐이었다.

이 씨 가족을 비롯해 대부분 우리 국민이 지난 여름에 겪었던 것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및 기상 변화는 이미 우리 일상 속에 파고들어 있다. 세계 각국 정부들은 온난화 자체를 늦춰보고자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들의 대응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온난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돼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온난화에 대한 ‘적응’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실생활 변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 17일 총회에서 채택한 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경우 100년 뒤 지구의 온도는 현재보다 무려 6.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수면도 최고 59㎝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온난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한반도 역시 온난화에 따른 국민 생활의 일상적이고 실질적인 각종 변화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20일 입수한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최근 보고서 ‘기후온난화 이제는 적응’에 따르면 한반도가 아열대 국가로 변하는 2080년에는 서울 강남권보다는 도봉산을 중심으로 한 남산과 청계산 등 산자락의 땅이 주거지로 각광받게 된다. 온난화로 기온이 크게 상승한 상황이어서 산 주변이 시원해 인기를 끌고 반면 낮은 지대는 해수면이 오른 탓에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또 “전통적인 남향주택보다는 선선한 북향이 선호되고 서울에서는 폭우 등에 대비해 한강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각종 전염병이 창궐해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농작물 재배 지형이 달라져 식생활 변화가 초래되는 등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제는 적응이 중요하다=IPCC는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은 범국가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온난화에 적응하는 것은 각국의 국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보고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조하고 있다.

보 고서는 우선 우리 정부가 온난화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물 분쟁에 대비해 수원 확보에 나서야 하며 식량안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슈퍼태풍에 대비한 방재 대책과 해수면 상승에 따른 저지대 주민들의 이주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각 기업들은 해수면 상승과 해일 발생을 고려해 저지대에 위치한 공장과 사업 거점을 고지대로 옮길 필요가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방안도 제시돼 있다. 보고서는 “온난화에 따른 유망 산업인 냉방산업 기후위험 컨설팅 방재산업 등에 적극 진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해수면 상승에 따라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상주택 건설 등 종전 사업과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개인의 경우는 자동차를 포기하고 자전거를 이용하며 수상스키를 할 수 있는 아열대 날씨와 선선한 온대를 함께 즐길 줄 아는 등 생활방식과 고정관념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전문가인 부경대 오재호 교수는 “일반인이 먼 미래의 시나리오로만 기후변화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온난화 적응 문제는 지금 당장 전사회적으로 나서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매우 시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도경 김아진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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