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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31 00:00:01)

<`원자력 확대 지구온난화 막을 `매력적 대안될까>


연합뉴스|기사입력 2008-01-31 10:04 |최종수정2008-01-31 11:00









고리 1호기 2017년까지 운전 허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현실에서는 대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원자력에 대해 편견없이 또 새로운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노무현 대통령 작년 9월8일 APEC 1차 정상회의)

"한국이 원자력 기술을 개발해 다른 나라에 원자력 발전소를 세워줌으로써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 지난 24일 기후변화 포럼 주최 특강)

원자력이 기후변화에 대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발리로드맵 체결로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상황과 맞물려 정치권 일각에서 원자력 대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한 적은 없지만 경제 발전을 강조하는 차기 정부가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서 산업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원자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당선인은 최근 기후변화의 해법으로 원자력을 제시하고 있는 한승수 특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요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후변화 문제에 그동안 두 손 놓고 있다가 `원자력 확대를 내세우는 꼼수가 등장할까봐 걱정이다"는 한 환경 시민단체 활동가의 말은 `원자력 대안론이 부상하고 있는 요즘의 분위기와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감을 함께 반영한다. 

실제 작년 연말 확정된 정부의 `기후변화 제4차 종합대책의 원자력 확대 방안을 놓고 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어 앞으로 차기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논쟁과 갈등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저준위 폐기물 이전하라"

◇ "`그린 로맨티시즘을 버려라"…`원자력 대안론 = 원자력을 통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원자력이 기존의 발전방식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극히 적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화석연료 대신 원자력을 사용하면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원전을 가지고 있는 국가로서는 온실가스 의무감축량을 달성하기 위해서 원자력의 힘을 빌리는 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원자력의 운영과 건설 기술이전을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정한다면 원전 기술을 가진 국가는 타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에서도 이익을 볼 수 있다.

원자력 대안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학자는 의외로 `가이아 이론을 발표해 환경운동가들의 우상으로 존경받던 제임스 러브록(88) 박사다.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하나의 가상적인 유기체 `가이아(그리스 신화의 땅의 신)로 보고 지구가 스스로 환경의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도록 조절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지구의 온난화 수준이 이미 가이아의 자기 제어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는 게 러브록 박사의 주장이다. 

러브록 박사는 "이런 피할 수 없는 재앙을 잠시라도 늦출 방법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언제 상용화될지 모르는 미래의 청정에너지에만 매달리는 `그린 로맨티시즘에서 벗어나 `희망의 불꽃인 원자력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부가 1980년대 이후 태양광과 지열 풍력에 90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이들이 미국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환경단체의 반대론을 `로맨티시즘으로 깎아내리는 러브록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광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300년 이상 쓸 정도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는데다 현재보다 60배 가량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속원자로가 개발되고 있어 원자력이 앞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 해외에 발전소를 수출할 수 있을 만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이 CDM으로 인정된다면 많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사회 반응은 `싸늘 = 한동안 잠잠한 듯 보였던 원자력 열풍은 최근의 고유가 흐름을 타고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양상이지만 원자력이 기후변화의 대응책이 될수 있을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차갑다. 







(AP)빠른 속도로 녹고있는 북극 빙하

일본은 작년 연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원자력에너지를 CDM사업으로 인정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을 정도로 다른 참가국들로부터 `비판 섞인 무관심을 받았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원자력을 내세운 기후변화의 해법은 공식 석상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기보다는 몇몇 나라의 일부 지도자들에 의해 의견이 표명되는 수준에서 논의가 싹트고 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 역시 작년 12월 기자회견에서 "원자력이 기후변화의 대안이며 진지하게 온실가스를 다루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원자력의 열렬한 지지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원자력의 CDM 인정 노력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와 러시아 등 원전 운영과 기술에서 우위에 있는 국가들이다.

원자력 에너지 비중이 79%에 달하는 프랑스는 `원자력 강세를 유지하면서 중국 인도 등 세계 원전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며 영국은 최근 환경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을 승인하며 "기후변화와 싸우고 수입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달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00년 `원자력발전 포기를 공식 선언한 독일에도 영향을 미쳐 자국내에서는 이 같은 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지만 독일 외에도 스웨덴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원자력 폐지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경우도 많아 원자력 확대가 `대세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 시민단체 "원자력 대안 될 수 없다" = 국내 환경단체들은 아직 차기정부의 에너지ㆍ기후변화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향후 관련 정책이 발표되면 그에 맞는 대응책을 펴겠다는 계획이지만 원자력을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은 확고한 편이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원자력이 체르노빌처럼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설계상의 실수나 관리자의 실수 혹은 지진 같은 천재지변으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전의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국은 아직 사용한 뒤의 핵연료를 처리하는 고준위 처리장조차 마련하지 못한 형편이다. 

원자력 확대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과연 원자력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지 경제성이 있는지 원료인 우라늄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원자력이 우라늄 채굴과 정제 발전소 건설과 해체 폐기물 처분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다는 주장은 왜곡됐으며 우라늄 역시 공급에 제한이 있는데다 수요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성도 없고 매장량도 충분하지 않아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에너지 관련 세제 개편과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 정책 사회 전반을 망라한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제시하는 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ㆍ기후변화 팀장은 "원자력은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데다 경제성이나 안전성도 부족하며 온실가스 감축 효과 역시 크지 않아 기후변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안준관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본부 부장도 "원전 확대 주장은 원전 자체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소홀히 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노력에 해를 끼친다"고 지적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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