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출산이 경제도 바꾼다

2009.07.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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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언제나(조회수: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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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0 00:00:01)







[특집Ⅰ] 출산이 경제도 바꾼다



[주간조선 2007-01-30 13:59]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 
미국ㆍ일본ㆍ중국 인구 급증 후 생산ㆍ소비 활발… 
1970년대생 많은 인도ㆍ베트남 최근 고성장



출산율의 급격한 변화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출산율의 변화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보다 빨리 대규모 신생아 출산(이하 ‘베이비붐’)을 경험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약 72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강력한 베이비붐을 겪었으며 이후 피임약의 보급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며 출산율이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결혼ㆍ출산 연령(15~34세)에 접어들기 시작한 1970년대 초반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증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15~34세 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며 주택과 자동차 등 각종 제품에 대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경제 전반에 강력한 공급부족 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40대에 접어들며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급격히 하락했으며 이런 물가 안정 현상은 2000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 아침 출근 시간의 베이징 시민들. 13억 중국 인구는 중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일본처럼 출산율이 크게 떨어질 경우에는 저물가 현상이 심화돼 만성적인 물가 하락 즉 디플레이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은 1929년 발생한 대공황의 영향으로 출산율이 크게 떨어진 반면 일본은 만주침략의 성공에 사회적인 분위기가 고무되어 1930년대에만 무려 2148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초대형 베이비붐을 경험했다. 그러나 미국은 꾸준히 이민 인구가 유입되고 출산율이 완만하게 저하된 반면 일본은 패전에 따른 경제적 빈곤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영향으로 1953년부터 신생아의 출산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문제는 193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1990년대에 터졌다.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과 함께 19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저출산 현상으로 젊은 세대의 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산활동인구(15~64세)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 도쿄고용센터에서 일자리 정보를 검색 중인 일본의 청년 실업자들.
특히 생산활동인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15~34세 인구 비중 축소는 일본 경제에 ‘물가 하락’이라는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물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일본 국민은 투자보다는 현금 보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비롯한 주요 자산시장도 신규 수요가 끊기면서 치명적인 폭락 사태를 빚었다. 일례로 1990년 도쿄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100’으로 책정했을 때 2006년 이 가격은 ‘33’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자산가격 폭락과 경제활동 둔화의 영향으로 일본 정부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심각한 재정적자로 신음하는 형편이다.

급격한 저출산 현상은 경제 전체에 심각한 디플레이션이라는 악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강력한 출산 붐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여기에 좋은 답을 제시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출산율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958년 발생한 역사적인 두 사건 즉 대약진운동과 인민공사를 살펴보아야 한다. 중국의 출산율은 이 두 가지로 대표되는 모험주의적 정책 시행으로 큰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대약진운동의 여파로 1958년 겨울 약 50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가 기아로 사망했다. 경제 역시 심각한 저성장을 기록했으며 출산율도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1960년부터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중국판 베이비붐’이 일었고 이후 중국은 급격한 인구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강력한 출산율 상승은 중국 경제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쳤다. 19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활동인구(15~64세)에 편입되기 시작한 1970년대 중반부터 중국 경제는 대단히 강력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1976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정책이 중국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1960년대에 태어난 약 2억5000만명 베이비붐 세대의 성장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각국의 출산율 변화는 세계 경제 전체를 쥐락펴락할 만큼 강력한 파급 효과를 지닌다. 출산율의 급격한 상승(베이비붐 시기)은 경제성장률을 높이지만 또한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는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베트남과 인도 경제에 대한 고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970년대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활동인구에 편입되며 경제 전체의 성장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출산율이 급격하게 저하되는 순간 장기적인 경제 전망은 점차 어두워지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물가의 안정 속에서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안정성장’의 기반이 형성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활동인구의 비중이 낮아지며 경제의 성장 탄력이 축소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가 저출산ㆍ노령화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할 경우 일본처럼 장기적인 물가 하락과 성장률 부진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최근의 저출산 추세를 바꾸려면 출산장려금 수준을 넘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의 프랑스처럼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합심해서 노력한다면 저출산 위기는 점차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팀장ㆍ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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