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최종필(조회수:934)
(2005-01-28 00:00:01)

2005/01/27(목) 18:14

결혼-입양으로 입국 亞여성 인권침해 급증

중매업체를 통해 소개받은 김모 씨(34)와 결혼해 지난해 4월 한국으로 건너온 중국인 여성 A 씨(25)는 지금도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편지를 주고받던 6개월의 연애기간에는 너무나 친절했던 남편이 결혼식을 치르기가 무섭게 술만 마시면 손찌검을 해댄 것.

급기야 지난해 12월 생활고에 시달리던 남편이 술에 취해 LPG통과 라이터를 들고 와 "같이 죽자"고 위협하는 바람에 A 씨는 한겨울에 속옷 차림으로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좋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한국이 내게 남긴 것은 몸과 마음의 상처뿐"이라며 치를 떨었다.

최근 2 3년간 국제결혼이나 입양 등을 통해 입국하는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나 이들이 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많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간 이하의 대접=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 거주 외국인 여성은 모두 1만9214명.

이 가운데 중국 여성이 1만3373명(70%)으로 2003년의 704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으며 베트남과 필리핀 여성도 각각 1403명과 94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문제는 국제결혼의 증가에 비례해 이들에 대한 가정폭력 등 인권침해도 늘었다는 것. 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한 달에 많아야 10여 건이던 외국 여성들의 상담 건수가 지난해 11월부터 하루에 3 4건 한달에 100여 건 정도로 늘었다.

지난해 전남지역 여성의 전화가 국제결혼한 외국인 여성 10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남편이나 시댁 식구에게 구타 및 성폭력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 중국인교회 박정남 집사(39·여)는 "인격모독이나 폭력뿐만 아니라 돈을 사기당했다고 호소하는 여성도 있고 일부는 처자식이 있으면서도 이른바 첩실로 삼으려고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혼도 못 해"=무엇보다 이들 외국 여성은 잦은 인권침해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대부분 가난 때문에 한국행을 택한 이들은 이혼할 경우 불법체류자가 돼 버려 강제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관련기관에 상담을 의뢰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경찰 신고나 이혼은 엄두도 못 낸다고 하소연한다.

서울 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41)는 "결혼 2년이 지나면 남편의 동의 아래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약점으로 잡고 더욱 못살게 구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여성인권센터의 최진영 상담실장(44·여)은 "이혼하는 여성들은 평생 한국에 대한 증오심만 품은 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고국으로 돌아간다"면서 "국가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정부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보호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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