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는 아직도 인구 폭발 걱정

2009.07.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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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언제나(조회수: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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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5 00:00:01)







교과서는 아직도 인구 폭발 걱정
[중앙일보] 2006-06-15 04:58








[중앙일보 김영훈] #장면1.

▶아버지:일터에 나가신다. 가족여행을 계획하신다.

▶어머니:집안살림을 맡아 하신다. 가족회의를 여신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대한교과서)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여성 인구의 절반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교과서에서는 여전히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살림만 하고 있다.

#장면2.

(가족계획의 추진으로) 1990년의 인구 증가율은 0.92% 낮아졌으며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다.

중학교 3학년 사회책(고려출판)의 한 구절이다. 아이를 덜 낳는 국가가 선진국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2004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1.16명이지만 선진국인 미국은 2.04명이고 프랑스는 1.9명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4일 255개 초.중.고 교과서를 분석해 내놓은 사례들이다.

2002년 출산율이 1.17명으로 떨어지면서 저출산.고령화가 사회적 화두가 됐다. 지난해 5월에는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까지 제정됐다. 그러나 교과서의 인구 문제에 대한 서술은 아직도 예전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가정 내 평등은 정부가 저출산 해결의 필수 요소로 꼽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교육지침을 만들어 시.도 교육청에 전달하고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 뒤떨어진 인구 문제 인식=아직도 80년대식 인구 폭발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 사회교과서(교학사)에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구증가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출산 억제를 해 온 가족계획협회는 99년 가족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모유 수유 가족 건강 쪽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뒤떨어진 인식은 오래된 통계와 자료에서 비롯된다. 중3 사회교과서(교학사)에는 세계 인구 60억 명 돌파(90년)와 관련된 행사 사진이 실려 있다. 사회과부도(대한교과서)의 연령별 인구구조는 98년 자료다.

◆ 남녀 평등은 뒷전=교과서에 게재된 삽화에서 어머니는 바느질이나 뜨개질하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반면 아버지는 모녀가 설거지를 하고 상 치우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존재(중1 기술가정)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서술도 있다. 중2 사회교과서(교학사)에서는 아들이 있는 직장여성을 예로 들며 집안일에 신경 쓰지 않아 살림이 엉망이 되곤 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잘못된 성 역할도 그대로 실려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말하기.듣기.쓰기(대한교과서)에는 아들은 TV를 보고 딸은 설거지를 돕는 삽화가 있다. 또 중2 사회교과서(지학사)에선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세와 경쟁적 대립의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라고 기술해 불평등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저출산정책연구팀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정책만큼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과서 내용을 시대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김영훈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pilich/ - 세상과 당신사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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