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0.11.9  호주 헌법 고쳐 ‘원주민 끌어안기’  

 

“역사·문화 반영해 개헌”…국민투표 실시키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헌법으로 인정하는 국민투표를 추진한다고 8일 공식 발표했다.  

집권 노동당 대표이기도 한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의회의 지지와 폭넓은 대중적 지지로 이 문제에 대한 국민투표를 통과시킬 기회를 50년만에 갖게 됐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원주민 관련 국민투표는 1967년 원주민들도 인구에 포함시키로 한 이후 처음이다. 당시 찬성률은 무려 90.8%였다.

길라드 총리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전에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며, 국민투표는 2013년 총선 이전 또는 총선 때 동시투표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길라드 총리는 이를 위해 이미 전문가패널을 구성해 2011년 말까지 관련 보고서를 내도록 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1788년 영국이 식민지이자 죄수 유형지로 첫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도 철저한 백인우월주의와 냉혹한 원주민 말살정책으로 악명이 높았다. 2만5000년 전부터 이 곳에서 살아온 원주민 ‘애버리지니(aborigines)’는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쫓겨나거나 격리됐다.

특히 19세기 후반부터 ‘원주민 동화정책’이란 구실로 원주민 자녀들을 부모에게서 빼앗아 고아원에 수용한 반인도주의적 정책은 1970년대까지도 계속됐다. 그렇게 부모와 생이별한 원주민 자녀들은 ‘잃어버린 세대’, ‘도둑맞은 세대’로 불렸다. 한때 100만명에 이르렀던 원주민은 현재 47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빈곤과 실업, 높은 사망률과 대량 투옥 때문이다. 이들은 기대수명도 백인들보다 약 10년 정도 짧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통적인 반인도주의적 인종차별정책은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2007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조금씩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