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서 ‘기후회의’ 하느라 온실가스 10만t 쏟아내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12-06 04:05 






190개국 1만여명 12일간 진행… 왕복 항공편·호텔 에어컨서 배출 

선진국·후발국간 ‘협약’ 마련 난항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회의(UNFCCC)가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

지 난 3일부터 열린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은 190개국 정부 관계자와 비정부기구(NGO) 회원 등 무려 1만여 명. 강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설정에 반대해 이번 회의의 성공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국의 대표단 규모는 100여 명이다.

환 경운동가 크리스 구달(Goodall)은 “1만여 명이 이용하는 항공기와 그들이 묵는 5성급 호텔들이 에어컨 가동 등으로 회의 기간에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이 10만t”이라며 “이는 아프리카의 차드(인구 989만명)가 1년간 배출하는 양과 같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탓에 네이처(Nature) 등 과학잡지 출판사인 영국의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NPG)’은 발리회의가 열리는 동안 제트기 여행이 필요 없는 환경친화적인 온라인 기후회의를 열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 편 이번 발리 회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갈등과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의 소극적인 대처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개도국들과 연합해 미국과 유럽연합의 압력을 피하고 있다. 중국의 저우치 대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청정기술의 개도국 이전을 위해 서방 선진국들이 상당한 금액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침수·가뭄·물 부족 등을 겪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파푸아뉴기니 대표단은 “가난한 나라들이 지구온난화로 겪는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부국(富國)들이 연간 50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은 이번 회의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1997년 교토 의정서 채택을 주도했던 일본은 이번 회의에서 온실가스의 강제적 감축 목표 설정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 환경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일본의 혼부 가주히코 대표는 “일본은 미국이 최종 의사결정에서 제외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모든 나라가 합의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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