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3스타, 한식에 빠지다.

2010.05.24 08:20

햇빛눈물 조회 수:5206

미슐랭 3스타 음식점이 이렇게 희소성이 있는줄은 미처 몰랐다. 근데 생각해보면 미슐랭 3스타 음식점 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3스타야 미슐랭 입맞에 3스타지 내 입맞은 아니니깐..ㅋㅋ 하여튼 세계적인 요리사가 한식의 매력과 힘을 알게 됬다는 것은 참 좋은 일 같다. 아직 멀었지만 PBS에서 다큐가 나오면 우리나라에도 방영했으면 좋겠다.

근데 제목을 찬찬히 보니, 좀 자극적인 것 같다. 뭐 언론기사 제목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겨레신문 2010.5.20 [매거진 esc]
13부작 한식 다큐 제작 위해 방한한 세계적 요리사 장조르주 

  

» 요리사 장조르주 

 

프랑스의 권위 있는 맛집가이드 책인 ‘미슐랭 가이드’ 별점 3개(최고 맛집)를 받은 식당을 평생에 한번이라도 가 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지난해 기준으로 파리에 10곳, 뉴욕에 5곳, 도쿄에 11곳 등 전세계 85곳뿐인 이들 식당을 짧게는 한두달 전에 예약을 하거나 심지어 1년 전에 예약을 해도 가기 어렵다. 뉴욕의 ‘장 조지’ 역시 그런 곳이다.

‘장 조지’의 오너셰프인 프랑스 출신의 장조르주 봉게리히텐(54·사진)은 프랑스의 전설적인 요리사 폴 보퀴스 등을 사사한 뒤 젊은 시절을 방콕·홍콩 등 아시아에서 보내고 뉴욕에 입성해 ‘동서양 퓨전 요리’로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스타 요리사다. 1997년 미슐랭 가이드 별점 3개를 받은 뒤 뉴욕에만 ‘장 조지’ ‘조조’ ‘스파이스 마켓’ 등 9곳, 파리와 상하이 등 전세계에 15곳의 식당을 둔 ‘요식업 재벌’이기도 하다.

맛 칼럼니스트 예종석씨는 “요리뿐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는 천재 요리사이자 혁신적인 푸드 스타일리스트이며 뛰어난 식당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전세계 유명 식당을 섭렵한 책 <세계의 별을 맛보다>의 저자 안휴씨는 “동서양의 식재료를 프랑스 요리에 녹여 넣었는데 그걸 20년 전에 했으니 그야말로 요리업계의 개척자”라고 말했다.

‘한식 세계화’가 현재 화두인 지금, 장조르주가 13부작 한식 다큐멘터리 ‘스톱 앤 밥 코리아’(Stop and Bap Korea·가제)를 찍겠다고 한국을 처음으로 공식방문한 지난 12일, 기자회견장은 60여명의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응대한 장조르주는 <한겨레>의 추가적인 서면 인터뷰에도 친절한 답변을 보내왔다.

갑자기 왜 한식 다큐인가?

장조르주가 한식과 인연을 맺게 된 걸 설명하자면 우선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장조르주가 99년 첫눈에 반해 6년 열애 끝에 결혼한 부인 마르자(34·한국명 말자)는 한국계 입양아 출신이다. 주한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 태어난 마르자는 3살 때 고아원을 통해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 20대에 생모와 해후한 마르자는 그때부터 한식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엄마와 처음 만나던 날 먹었던 게 국수였어요. 영혼이 따뜻해지고 한국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후로 집에서 김치도 직접 담가 먹어요. 그런데 아직은 만들 때마다 김치 맛이 달라요. 하지만 육개장과 매운탕은 잘 만들어요.” 이들 부부는 한달에 4~5번 우래옥 등 뉴욕의 한식당을 찾는 것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지난해 9월 유엔 세계정상회의 당시 열린 한식세계화 행사장을 직접 찾아 ‘파전’ 등의 요리를 직접 만든 걸로 미국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이걸 계기로 음식 다큐를 전문적으로 찍는 프로덕션 ‘프라페’가 이들 부부를 주연으로 한식 다큐멘터리를 기획했고 이는 내년 1월부터 미국 공영 피비에스(PBS)에서 전파를 타기로 결정됐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자마자 서울 남대문시장의 갈치집을 들른 것을 시작으로 두레·용수산·산촌 등 이름난 한식당을 방문한 이들 부부는 식당에서 음식을 맛보는 건 기본이고 요리를 직접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약재전문인 경동시장도 들러보고, 제주도에선 직접 장을 봐 토속음식을 만들어봤다. 춘천에선 막국수, 안동에선 안동소주, 초당에선 순두부를 경험했다. 미국으로 돌아가선 자신의 집과 식당에서 여기서 배운 한식을 만들어본 뒤 가을에 다시 방한해 전주 등지에서 김치 등 발효음식을 집중적으로 배울 예정이란다.
다큐의 13개 편이 각각 다룰 주제는 ‘김치’ ‘국수’ ‘채식’ ‘사찰음식’ ‘길거리 음식’ ‘국과 찌개’ 등이다.

장조르주에게 한식이란?

“한식 중 김치찌개를 가장 좋아한다”는 장조르주는 한식의 매력으로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지방이 적어 살이 찌지 않는 영양적인 균형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한국인 ‘사위’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아직은 내 식당에 한식을 응용한 메뉴가 없지만, 앞으로 연구해서 한국맛을 조합한 메뉴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화에 있어서 한식을 전통적인 방식 그대로 내놓을 것이냐,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해 내놓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80년대 초반 처음 타이에 갔을 때 타이 음식에 감동받았다. 하지만 미국에 돌아와 타이 식당을 가보니 타이 음식들은 그 맛이 아니었다. 다양한 타이의 향신료를 전부 설탕으로 대체해 모든 음식이 달달한 맛으로 변형돼 있었다. 그게 타이 음식이 미국에서 실패한 이유였다. 스시가 미국에서 성공한 이유는 전통을 지켰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도 마찬가지다. 혹시 똑같은 식재료를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요리법은 똑같아야 한다.”

장조르주의 성공비결은?

요리에 대한 영감을 “여행을 하며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에서 얻는다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맛본 음식들도 큰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재작년 발생한 금융위기로 세계적으로 요식업계가 위기를 겪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식당의 가격은 합리적인데 특히 점심식사 가격이 부담이 없다. 그래서 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식당은 점심때 20달러대의 세트메뉴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공비결로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놀고 결혼을 잘한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경쟁자로 “현재로선 아내 마르자”라고 말했다. “지금은 아내가 나보다 한식을 더 잘 만들기 때문에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이 끝날 즈음에 내가 그녀와 실력이 동등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ps : 장조르주가 한식에 입문(?)하게된 계기가 맘에 걸린다.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입양 출신들을 통해서 한국을 알릴수 밖에 없는 것일까? 장조르주가 한국계 부인이 없었더라도 한식에 관심을 가지고 그 멋을 알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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