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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2 20:42:29)

파도가 친다… 500㎾ 에너지가 꿈틀댄다

조선일보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9.05.21 03:17

제주 파력(波力)발전소 제작 착수 파도가 공기 밀어올리면 밀려난 공기가 터빈 돌리는 원리

제주도 서쪽 차귀도와 비양도 사이 바다가 친환경 발전소로 변모한다. 파도의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파력(波力) 발전소다. 이미 2006년 시험발전을 마치고. 올해부터 500㎾(킬로와트, 1㎾는 1000와트)급 발전기 제작에 들어갔다. 2011년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가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 발전을 한다는 계획이다. 뱃사람들의 원망만 듣던 파도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파도로 공기 압축해 터빈 돌려

파도는 태양열에 데워진 공기가 만든 바람이 바닷물을 밀면서 생겨난다. 바람에 밀려 올라간 바닷물은 이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진다. 제주도에 세워질 파력발전소는 이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닷물의 힘을 공기에 전달하는 원리다.

컵을 물속에 거꾸로 반쯤 담그면 아래쪽엔 물이 들어가고 위엔 공기가 자리 잡는다. 물에 손을 넣고 흔들면 파도처럼 물이 출렁거린다. 이때 컵에는 물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게 된다. 제주도 파력발전소도 같은 구조다. 파도가 치면 공기를 밀어올린다. 이렇게 공기가 왔다갔다 하면서 바로 위에 있는 터빈을 돌려 전기를 발생시킨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는 20일 그동안 개발된 파력발전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기 위한 설명회를 대전에서 개최했다. 연구소는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2012년까지 177억원을 들여 500㎾급 파력발전소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150W(와트)급 부표용 소형파력발전장치를 개발해 바다에서 시험을 마쳤으며, 500㎾급 파력발전소에 사용할 터빈과 구조물 설계도 마쳤다. 연구소는 제주도 파력발전소 건설에 기업을 참여시켜 개발기술을 이전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파도의 힘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위의 사진은 AWS Ocean Energy사가 개발 중인 해초 모양의 해저 파력발전소 상상도이며, 아래사진은 포르투갈 앞바다에 설치된 펠라미스 파력발전 장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파력에너지는 약 2조W로 추정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연안 해역에 6500㎿(메가와트, 1㎿는 100만W)의 파력에너지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파력발전이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약 10%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홍기용 박사는 "파력에너지 부존량의 10%만 개발해도 22만가구의 전력을 담당하고, 연간 2200억원(220만배럴)어치의 석유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안가에 세워질 파력발전소는 방파제 역할도 할 수 있다. 연구소는 여기에 풍력터빈까지 설치해 복합발전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바다뱀에서 해초 모양까지 다양

파력발전소의 형태는 다양하다. 제주도에 세워질 발전소는 파도의 힘을 공기 흐름으로 바꾸는 '진동수주형'이다. '월파형'은 파도가 칠 때 위로 올라간 바닷물을 가뒀다가 아래로 떨어지게 해 터빈을 돌리는 형태다. 밀물 때 밀려온 바닷물을 가둬 사용하는 조력(潮力)발전소나 댐에 물을 가둬 이용하는 수력발전소와 비슷한 원리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은 '가동물체형'이다. 말 그대로 바닷물의 흐름에 민감한 물체를 앞바다에 띄우고 그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오션 파워 딜리버리(Ocean Power Delivery)사가 포르투갈 바다에 세운 '펠라미스(Pelamis)'다.

본격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펠라미스는 화물 기차 1량 정도 크기의 원통형 실린더 4개가 서로 연결돼 바다뱀처럼 수면 위에 반쯤 떠 있는 형태다. 파도가 치면 각각의 실린더가 움직이고 이 힘으로 실린더 연결 부분에 있는 피스톤을 밀고 당겨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 회사는 1㎢ 넓이의 바다에 40개의 펠라미스로 2만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펠라미스는 수면에 떠 있어 폭풍우가 칠 때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AWS 오션 에너지사는 이 문제를 해초(海草)처럼 발전기를 수심 50m 바다 밑바닥에 설치해 해결할 계획이다. 파도가 쳐 바닷물이 위로 올라가면 원통 위에 물이 몰린다. 이때 원통 윗부분은 아래로 밀린다. 다시 바닷물이 아래로 내려가면 원통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런 상하운동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회사는 해저 0.5㎢ 면적에 설치된 100개의 해초형 발전기로 5만5000가구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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