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언제나(조회수:33)
(2009-06-06 10:32:45)

[중국 서부 대개발 10년… 현장을 가다]

자원 풍부해 중앙·연안 돈 몰려 중(中)경제개발 새 동력으로 떠올라

훙쓰푸·스허쯔=최유식 특파원 finder@chosun.com 

입력 : 2009.06.06 03:20 / 수정 : 2009.06.06 08:45

중국 서부 닝샤(寧夏)회족자치구의 중심도시 인촨(銀川)에서 남쪽으로 110㎞. 동북쪽을 향해 비스듬히 흘러가는 황하(黃河)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시간30분쯤을 내려가면 사막 한가운데에 건설된 인구 20만명의 시골도시 훙쓰푸(紅寺堡)에 닿는다.

도시 입구의 상가 지역을 지나 남쪽으로 가는 길목 주변엔 파릇파릇하게 자란 보리밭이 눈을 시원하게 했다. 보리밭 옆으로 포도밭과 과수원, 옥수수밭, 황토 담을 이용해 만든 비닐하우스가 잇달아 모습을 드러냈다.

훙쓰푸가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1년 전인 1998년. 닝샤 자치구는 해발 1000~3000m의 남부 고산지대에 거주하는 가난한 농민을 북부에 있는 황하 유역으로 유치해 사막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사막지대이지만 평야이고 황하가 40㎞가량 떨어진 곳에 흐른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200㎞ 남쪽의 고산지대 징위안(涇源)현에서 온 훙쓰푸의 1세대 회족 농민 위완시(禹萬喜·45)는 "정부에서 보조금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 같은 마을 사람 160명과 함께 왔다"며 "처음에는 잠을 자는 텐트가 아침마다 수백m씩 날아갈 정도로 어려운 여건이었다"고 말했다.

 훙쓰푸 주민 리밍샤(李明霞)가 비닐하우스에서 탐스러운 수박들을 돌보고 있다. 리씨 는 작년에 수박 4000㎏을 수확했다./훙쓰푸(紅寺堡·중국 닝샤자치구)=최유식 특파원 finder@chosun.com
하지만 막막해 보였던 초기 생활은 황하에서 이곳까지 오는 관개수로가 속속 완성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총 270㎞의 수로가 건설됐고 보리밭과 옥수수밭, 포도밭 등 1500만㎡의 논밭이 개척됐다. 농가의 소득원으로 도입한 육우도 3만6000두에 이른다고 현지 정부는 말했다. 전체 인구의 57%는 회족이다.

훙쓰푸 서남쪽 카이위안(開元)촌에 사는 위씨는 현재 소 두 마리를 기르면서 5만㎡가 넘는 경작지에서 보리·기장 등을 생산하고 있다. 위씨는 "작년에 5만위안(약 920만원)을 들여 새 로 집을 지었다"고 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방울토마토와 수박, 고추 등을 생산하는 비닐하우스도 전체 경작 면적의 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족 주민 리밍샤(李明霞·40)씨는 "작년에 수박 4000㎏을 수확해 1만 위안 정도 수입을 올렸고 올해는 포도와 수박을 함께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농민들의 고된 노동을 통해 사막을 옥토로 바꿨지만 훙쓰푸가 자립을 위해 할 일은 아직도 적잖다. 주변 도시로 이어지는 도로는 아직 비포장 상태였고, 주거 여건도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3억1700만위안(약 580억원)의 개발자금을 훙쓰푸에 지원했다. 멍즈청(孟志誠) 훙쓰푸개발구 위원은 "닝샤 전체로 보면 훙쓰푸 주민의 소득 수준은 중하에 속하지만 이제 개발을 시작한 지 11년"이라며 "물을 적게 쓰면서 상업성이 높은 포도·사과·대추 등을 경작해 소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서북쪽의 황무지에 건설된 스허쯔(石河子)시는 개발된 지 50년이 넘어가면서 농업을 넘어 공업까지 어우러진 인구 60만명의 종합도시로 성장하고 있었다. 톈산(天山)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활용한 관개로 농사를 짓는 이 지역은 신장 내 대표적인 면화 생산지로 꼽힌다. '인리(銀力)'라는 이름의 품질 좋은 면화를 연간 35만t가량 생산하고 있다. 또 유럽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신장산 토마토 케첩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스허쯔시 고위관계자는 "이미 기반을 잡은 농축산업에 이어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활용하기 위한 화학공업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9.06.04 03:24

인촨시(市) 대규모 소비도시로 백화점엔 40인치 넘는 TV만 
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시(市) 금융위기에도 10% 성장

중국은 1999년 낙후한 서부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서부대개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 서부는 풍부한 자원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중국 경제개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비단길의 통로에서 지금은 중국 산업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변신한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를 취재했다. 

황허(黃河)를 서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상류 부근에서 닝샤 자치구의 중심도시 인촨(銀川)을 만난다. 인구 70만 명의 이 도시는 요즘 중국 서부의 핵심 소비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인촨 구(舊)도심의 백화점 거리인 신화제(新華街). 이곳에 있는 백화점 5개 중 가장 규모가 큰 신화백화점은 부유층이 주로 찾는 고급 백화점. 4층 남성 의류전문 매장에 있는 중국 의류브랜드 아이무(愛慕·AIMER)는 남성 팬티 한 장을 300위안(약 5만5000원)에 팔고 있었다. 5층 가전 매장에 있는 LG전자의 52인치 LCD TV에는 1만9999위안(약 370만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가전 매장 직원 장즈단(張志丹)씨는 "부유층이 고가제품을 선호해 40인치 이상 TV만 전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촨시 서쪽에는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었다. 신도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의 베이징루(北京路) 주변에는 고급 아파트가 즐비했다. 신도시 중간의 인촨 삼림공원에는 지난 2003년부터 남아공의 부동산개발업체 LPRS와 인촨시 정부가 합작으로 총 45억위안(약 8200억원)이 투자되는 180만㎡ 규모의 빌라촌을 짓고 있었다.

분양사무소 직원 천화(陳華)씨는 "가장 작은 빌라가 280㎡"라고 말했다. 인촨에서 IT업체를 운영하는 한국인 사업가 박영수(朴英洙)씨는 "서부대개발로 중앙정부의 지원과 연해지역 기업의 투자가 몰리면서 지난 5년간 인촨이 천지개벽을 했다"고 했다.

 중국 닝샤 회족자치구의 중심도시인 인촨시의 백화점거리 신화제(新華街)./인촨(銀川)=최유식 특파원
과거 비단길의 도시였던 인촨은 더 이상 서부의 오지가 아니었다. 도심 곳곳에 고층 빌딩이 앞다퉈 건설되고 있고, 교외 지역에는 현대식 아파트와 빌라가 줄줄이 들어서고 있었다. 도심 백화점은 자가용을 몰고 온 부유층 고객들로 붐볐다.

인촨의 변신은 서부대개발에서 시작됐다.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중앙 정부 자금이 쏟아져 들어왔다. 왕쯔윈(王紫雲) 자치구 정부의 부비서장은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닝샤에 쏟아부은 돈은 260억위안(약 4조8000억원) 정도"라며 "진행 중인 각종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자금의 70%는 중앙정부의 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인촨에서 동남쪽으로 43㎞가량 떨어진 닝둥(寧東)화공기지에는 중국 에너지·화공 분야의 기업 수십 개가 발전소와 석유화학공장을 건설 중이었다. 닝둥기지의 링우(靈武)발전소는 서전동송(西電東送·서쪽 전기를 동쪽으로 송전)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다. 한차오(韓超) 부소장은 "이미 완공된 1차 공사(시간당 120만㎾의 전력 생산)로는 닝샤 일대에 전기를 공급하지만, 내년에 완공되는 2차 공사(200만㎾급)부터는 동쪽으로 전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닝샤에서 다시 서쪽으로 2000㎞를 더 들어가는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중심도시 우루무치(烏魯木齊)도 막대한 석유매장량과 중앙아시아 무역을 바탕으로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1%를 넘었고, 금융위기로 어려운 올해도 10%가량의 성장을 예상했다. 2년 전부터 자가용 붐이 일어 올해는 처음으로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자동차박람회가 열리기도 했다.

신장은 중국 정부가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었다. 타클라마칸 사막 등 성 전체 면적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사막 지역이 풍력발전의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이미 다반청(達坂城)풍력발전소 등 5개 발전소가 건설돼 18만㎾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신장에 본사를 둔 중국 제2의 풍력발전제조업체 진펑(金鳳)과학기술의 제쑤얼(杰素爾) 회장 보좌역은 "올해는 작년보다 50%가량 이익이 늘어난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라며 "이미 2012년까지 주문이 다 찼다"고 말했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