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도 여러 지역에서 축제를 많이 해서, 솔직히 너무 고리타분하고 지겨울 정도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환경파괴로 지역을 알리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역 축제를 보면 5년 정도 전에 보았던 지금은 조금씩 매립되고 있는 새만금이 떠오른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을 새만금 주변에서의 기억들,,,심포항에서의 백합죽과 망해사의 편린들이 떠오른다. 다들 잘 살고 있겠지.

 

 

한겨레신문 2010. 5.26  지역경제·환경 모두 살린 ‘갯벌 올림픽’

일본 작은어촌 25년전 ‘개발-보전’ 딜레마…그들의 선택은
가시마시, 자연 그대로 관광상품화…올해 17개국 1200명 참가 

 

 

» 23일 일본 사가현 가시마시에서 열린 제26회 가타림픽 줄다리기 종목에 출전한 부산외대 사회체육학부팀(김민재씨 등 5명)이 상대와 힘을 겨루고 있다. 부산외대팀은 이 종목에서 3위를 기록했다.

 

“개발과 환경보호의 줄다리기 속에서 가시마 시민들의 선택은 갯벌이었습니다.”
지난 23일 오전 일본 사가현 가시마시에서 열린 26회 가타림픽 행사장에서 만난 구와하라 마사히코(64) 전 가시마 시장은 시민들의 선택을 “발상의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가시마는 사가현 남서부에 위치한 인구 3만2천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다. 일본의 다른 시골 마을과 마찬가지로 가시마 주민들도 인구 감소를 막고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릴 방법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80년대 중반 구와하라 시장 또래였던 30~40대들이 모여 고민을 시작했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 모아 마을을 발전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가시마와 붙어 있는 아리아케해의 조수간만의 차는 6m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크다. 자연히 마을 앞에는 썰물 때마다 드넓게 갯벌이 펼쳐지고, 이를 활용한 김 양식 산업 등도 발달했다. 구와하라 시장 등은 ‘갯벌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운동회를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운동회의 이름은 가타림픽. ‘가타’는 일본어로 갯벌이란 뜻으로, 우리말로 하면 ‘갯벌 올림픽’이다.


 

1985년 시작된 행사는 매년 이어져 올해가 26회째다. 이번에도 이 지역 사가대학의 중국·한국·프랑스·인도네시아·캐나다·폴란드 유학생 등을 포함해 세계 17개 나라 1200명의 선수들이 참여했다. 크레인에 매단 긴 줄을 타고 누가 멀리 뛰는가를 겨루는 ‘타잔’, 갯벌 위에 판자를 놓고 손으로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 짱뚱어’, 스티로폼 상자 위에서 상대를 잡아 당기는 ‘줄다리기’ 등 모두 11개 종목이 열렸다. 와세다대학 선수단이 진흙 범벅이 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깔깔대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20년 가까이 세계 각지를 돌며 바다와 어민들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를 찍어 온 프랑스인 앙투완 모라(50)는 “가타림픽은 굉장히 유쾌하고 흥미있는 대회”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한국에서는 가시마와 교류 협정을 맺고 있는 부산외국어대와 전남 고흥군 등에서 선수단을 파견했다. 부산외대는 1992년부터 19년째 내리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학부 재학생 때 행사에 참여했던 박혜정씨는 올해엔 아이를 데리고 다시 가시마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선규 부산외대 총장은 “독도 파문이나 신종 플루 등의 난관이 있을 때도 가시마와 부산외대의 교류는 계속됐다”며 “한일간의 진정한 우호는 이런 작은 곳에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갯벌을 통해 환경의 가치를 경험한 가시마 시민들은 최근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또다른 시험대에 올라 있다. 신칸센과 고속도로의 마을 관통 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구와하라 전 시장은 “무조건 개발에 찬성하기보다 과연 신칸센이 우리 마을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꼼꼼히 살피다보면 이번에도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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