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산 포도 먹기 힘들겠네

2010.03.15 12:29

햇빛눈물 조회 수:6958

 

 

냉해와 대지진으로 칠레산 수입 포도가 한동안 '귀하신 몸' 대접을 받게 됐다. 3~5월은 칠레산 포도가 국내에 유통되는 포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국내산 포도는 6월부터 출하되고 미국산 포도는 7월 중순부터 국내에 선보인다. 이 때문에 3~5월에 칠레산 포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내에 포도 품귀 현상은 불가피해진다.

대형마트의 경우 칠레산 포도 판매량은 연간 포도 판매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칠레 포도 품귀 현상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7일 칠레산 씨 없는 청포도 1팩(900g) 가격은 748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가량 올랐다. 전년 동기에 비해 달러당 원화값이 30%가량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떨어져야 하지만 가격이 역주행하고 있는 것.

손지영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 "연초 칠레 북부 지방에서 발생한 냉해에 따라 1~2월 국내 수입 물량이 30%가량 감소하면서 값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지진이 칠레를 강타함에 따라 수입물량이 급감해 가격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3월은 칠레산 포도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2월 대비 30% 정도 떨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반대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손 바이어는 "칠레 대지진에 따라 국내 도착일 기준으로 다음달 5일 이후 물량부터는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티아고 북부 지방에 소재한 주요 포도 산지는 지진 피해를 크게 보지 않았지만 문제는 물류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지 고속도로와 간선도로를 통한 수출항으로의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벨파소 항, 산안토니오 항 등 항구도 정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수입업자들의 전언이다.

현지 물류가 정상화돼 수입이 가능해진다고 해도 다음달 초부터 칠레를 출발하는 물량의 경우 가격 폭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창모 롯데백화점 과장은 "통상 관세 부담 때문에 미미한 수준이었던 5월 1일 이후 칠레산 포도 도착 물량이 올해에는 칠레 대지진에 따라 대폭 늘어나고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칠레산 포도는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계절관세 16.6%가 적용되고, 5월부터는 국내 포도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기본세율인 45%가 적용된다. 6월부터 본격 출하되는 국내산 포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포도가 칠레 산지에서 우리나라까지 도달하는 해상 운송기간은 통상 한 달가량이다. 즉 칠레산 포도의 경우 4월 1일 이후 현지 출하분부터는 28.4%포인트나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는 얘기다. 현지 수확 시기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이지만 5월 이후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통상 3월 말 수확분까지만 국내에 들여온다.

연 과장은 "향후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두고 현지 수출업자들이 수출을 미루는 경향도 있어 칠레 포도 가격은 예상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2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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