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天國 마케팅’

2009.07.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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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언제나(조회수: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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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9 00:00:01)










중국의 ‘天國 마케팅’
[조선일보 2006-05-29 03:03]    










소설속 이름으로 바꾸자 관광객 년2만 → 150만명
서부지역 시골 ‘중뎬’ 주민들 관광부자 늘고 초특급 리조트도 유치 



[조선일보 박종인기자]

“…설산에 금빛 찬란한 절이 있다. 신비하다. 빙하와 숲과 호수와 대초원이 있다. 초원에는 소와 양이 떼지어 다닌다. 미려하고 고요하고 여유가 넘친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다….”

1933년 미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한 대목이다. 힐튼은 이런 지상낙원이 히말라야 동쪽에 있다면서 그곳을 ‘샹그릴라(Shangrila)’라고 불렀다. 때는 암울한 경제 공황(恐慌). 많은 사람들이 샹그릴라를 찾아 히말라야로 떠났다.

아돌프 히틀러도 그중 하나였다. 그는 샹그릴라를 ‘순수 아리안족 혈통이 남아 있는 곳’으로 단정하고 SS부대 탐험대를 7차례나 티베트로 파견했다. 이 중 하인리히 하러와 페터 아우프슈나이터가 영국군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티베트로 탈출했다. 그들이 훗날 쓴 티베트 체류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티벳에서의 7년’이다.

1997년 9월 14일 오후 9시30분. 중국 윈난성(雲南省) 정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성 중뎬현(中甸縣)의 디칭(迪慶) 장족자치주가 샹그릴라임이 밝혀졌다.” 2001년 12월 17일 중국 인민정부 국무원은 중뎬을 샹그릴라(香格里拉)로 공식 개명했다. “소설에 나오는 자연·문화적 환경이 디칭과 일치한다” “샹그릴라는 디칭의 장족(藏族·티베트족) 사투리로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 민속·지리·언어학자들은 논문을 통해 ‘샹그릴라=디칭’임을 ‘입증’ 했다. 2003년 유네스코는 샹그릴라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래서 지금은? 한 해 평균 2만명이었던 관광객이 2005년에 150만명으로 늘었고 가난에 찌들어 살던 사람들이 갑부를 꿈꾸게 됐다.

샹그릴라는 중국 윈난성 성도 쿤밍(昆明)에서 비행기로 50분 거리 북쪽에 있다. 해발 3000m가 넘는 고원이다. 만년설 아래 초원엔 말들이 풀을 뜯고 진분홍색 머리띠와 앞치마를 한 여인들이 스쳐간다. 큼직한 티베트식 가옥들은 창문마다 문양이 화려하다.

구절양장(九折羊腸) 고갯마루에서 차가 멈춘다. 아득한 아래에 대초원이 펼쳐져 있다. 안내원 톱탠(42)은 “장마철이 되면 호수로 변하는 곳”이라 했다. 호수로 변하기 전 봄이 오면 온갖 꽃들이 피어나 초원을 뒤덮는다. 소설에 나오는 ‘대초원’과 ‘호수’와 ‘설산(雪山)’이다. 그럼 신비한 절은?







숙소에서 나와 30분 정도 서쪽으로 가자 ‘설산 협곡’이 있었고 ‘금빛 찬란한 절’이 있었다. 쑹짠린쓰(松贊林寺)다. 티베트의 포탈라궁에 비교해 ‘작은 포탈라궁’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절이다. 절은 금빛으로 번쩍였다. 절 마당에 서니 사방이 설산이고 초원이다. 

티베트 여인 소남(43)에게 물었다. “샹그릴라가 무슨 뜻인가?” “그런 단어 알지 못한다.” 영어사전엔 ‘제임스 힐튼의 소설에 나오는 가공의 이상향’이라고 적혀 있다. 소남이 말했다. “상관없다. 학교가 생겨서 아이들이 두 시간씩 걷지 않아도 된다. 병원도 생겨서 사람이 죽지 않게 되었다. 전기도 들어왔다. 살기가 편해졌다.”

샹그릴라현과 맞붙은 더친현(德欽縣)은 ‘더 깊은 샹그릴라’라고 불린다. 이곳 페이라이쓰(飛來寺) 마을은 중국에서도 대표적인 빈촌이었다. 18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2005년 농사를 버리고 주민 전체가 민박 기념품 판매상으로 변신했다. 방 15개짜리 민박집과 식당을 차린 니마딩주라는 농부의 작년 한 해 수입은 20만 위안(약 2350만원). 평균 중국인 수입의 15배다. 2005년 중국 1인당 국민소득(GDP)은 1700달러(약 160만원). 마을 이장 아뤼(阿?)씨는 “국가 지원으로 끼니를 때우던 마을이었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사원’ ‘설산’ ‘초원’ 히말라야 주변의 풍경을 샹그릴라 ‘브랜드’와 결합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외국 자본도 들어왔다. 싱가포르의 고급 리조트 체인 ‘반얀트리’는 지난해 9월 초특급 리조트를 열었다. 전통 티베트 가옥 32채를 옮겨와 웬만한 5성 호텔 스위트룸보다 더 호사스러운 빌라를 지었다. 반얀트리 한국 총판 아일랜드마케팅(www.islandmarket ing.co.kr) 황정태 대표는 “더 새로운 곳 남이 가지 않은 곳을 찾는 현대 관광 추세에 맞춘 전략”이라고 말했다. 2005년 5월 샹그릴라현 주변의 티베트와 쓰촨(四川) 윈난 3성은 2015년까지 샹그릴라를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80억 위안(약 9377억원)을 투자한다. 이름 먼저 바꿔놓고 진짜 지상낙원을 건설하는 중이다. 

(샹그릴라=중국 박종인기자 [ sen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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