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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장? 내 앞마당 내어줄랑게”

한겨레 | 기사입력 2008.09.30 18:41 | 최종수정 2008.09.30 21:01

[한겨레] 전남 강진·고흥군 기피시설 유치 '선뜻' 

파격 지원 매력에 장례 어려움 반영 

전남 강진군 강진읍 신성마을 김정식(60) 이장은 지난해 11월 한 홀몸노인의 장례 절차를 도우면서 깜짝 놀랐다. 새벽 4시께 목포의 한 화장장에 도착했는데도 5건이나 밀려 오후 3시께 유골을 수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이장은 지난해 12월 11개 읍·면 이장단 모임에서 "화장하는 데 어려움이 많더라. 또 누가 벌초를 하겠느냐"며 장사시설 유치를 제안했다. 김 이장의 제안에 찬성한 287개 마을 이장들은 주민 7514명한테서 서명을 받은 뒤, 6월 초 군에 화장장 유치 건의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이 기피시설인 화장장 등 장사시설을 유치하려고 나섰다. 이는 장사시설이나 쓰레기 소각장 등 기피시설이 들어서면 땅값이 떨어진다며 격렬하게 반대하던 '님비'와 다른 사회적 현상이다. 

강진군은 지난 22일 군 문화회관에서 이장과 주민, 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장시설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국내외 선진 화장시설 현황과 외국 운영사례를 설명하는 등 장사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는 자리였다. 군은 내년 화장시설 계획 수립과 후보지 공모, 조례제정 등을 거쳐 2011년 공사에 들어가 2012년께 화장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고흥군도 최근 화장장 유치 공모를 통해 고흥읍 행정마을과 포두면 봉암마을 등 5개 마을의 신청을 받았다. 군은 지난 4월 '근린 추모공원 주변지역 주민지원기금 조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기피시설 유치 지역에 혜택을 주기로 했다. 화장장 설립 지역엔 군비로 1년에 5억원씩 10년 동안 지역기금을 출연하고, 매점을 비롯한 부대시설을 마을에 수의계약으로 넘기며, 시설 사용료의 20%씩을 지역발전기금으로 적립한다는 내용을 조례로 구체화했다. 군은 대상 후보지 가운데 타당성 용역을 통해 1순위로 나온 지역과 대상지 선정 심의를 한 뒤, 주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대상지로 확정할 계획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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